고급스런 분위기의 식당
2007-10-08 상견례
상견례는 당사자보다 어른들 중심일 수밖에 없다. 양가의 품위를 유지하면서도 결혼이라는 중대사를 논의하는 자리다 보니 한국식 예법을 갖춘 곳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궁중식이나 전통 한정식을 차려내는 집을 선호하게 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용한 별실에서 차분히 이야기를 나누기 좋은 곳들을 꼽아봤다.
훈훈한 정과 담박한 손맛
대치동 포스코 센터 골목길 끝, 주택가에 푹 파묻힌 듯 자리하고 있는 고메홈(Gourmet Home). 실내는 따스하면서도 정갈한 분위기. 통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정원이 어색한 상견례 분위기를 편안하게 해주는 데 한몫 거든다. 푸릇푸릇한 화초들과 단아한 느낌의 창 인테리어도 화사한 분위기를 돋우는 데 그만. 조용히 담소를 나누며 기분 좋은 만남을 가질 수 있는 곳으로 추천할 만하다.
‘미식가들의 집’이란 뜻을 가진 이곳은 천연 재료와 약이 되는 식품만으로 ‘꽃보다 고운 상’을 차려내는 음식 명가. 약선 요리 전문가 박희자 사장의 손끝에서 빚어진 작품이다.
약선 요리는 전통 한정식과 달리 젓갈류나 장류를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부추 뿌리, 매실, 석류, 유자, 모과, 갈화(칡넝쿨의 꽃) 등 천연 재료를 숙성시켜 만든 소스로 맛을 낸다.
<추천메뉴>
선정식을 추천한다. 아홉 가지 약재와 쌀을 섞어 만든 구선왕도고 수프와 찌는 데만 1시간 30분이 걸린다는 죽염 대통밥의 쫄깃쫄깃함이 그만이다, 수삼대추구이와 매실청으로 맛을 낸 갈비구이, 약선 두텁떡 등도 맛볼 수 있다.
TIP!! 02-568-4595 I 11:00∼15:00, 17:00∼22:00 I 연중무휴 I 예약 가능 I 4∼6인실 2개, 8인실 1개, 10∼12인실 3개, 25∼30인실 1개 I 진정식 8만5000원, 선정식 5만3000원, 미정식 3만5000원, 홈정식 2만5000원, 부가세 10% 부가 I 서울특별시 강남구 대치4동 901-72 www.gomehome.co.kr
궁중음식 전문점 한미리
단아하고 고급스런 분위기
순 우리말로 ‘크다’는 뜻의 ‘한’과 ‘용’이라는 뜻의 ‘미르’에서 따온 이름으로 ‘커다란 용’을 의미한다. 창호지와 나무틀을 이용한 조명과 은은한 채도의 자수 벽걸이, 화려한 화조도 병풍이 고가구와 어우러져 품격을 더한다. 상견례가 주로 이루어지는 6∼8인실 룸은 홀보다 더욱 아늑한 느낌. 아이보리와 브라운 컬러가 적당하게 어우러진 차분한 분위기가 좋다. 다만 군더더기 없이 단정한 모습이 다소 딱딱한 감도 없지 않다.
풀 코스로 제공되는 음식은 은은한 멋을 풍기고 있다. 정성과 품격이 배어나는 이봉주씨(인간문화재 제77호)의 놋그릇과, 소림 이석호씨의 단아한 도자기 그릇 등이 궁중음식에 대한 정성과 자부심을 보여준다. 화학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며 생강, 고추 등 38가지의 천연 양념만을 사용한다.
<추천메뉴>
점심에는 주로 일반 한정식을, 저녁에는 궁중정찬을 추천한다. 일반 한정식에는 15가지, 궁중정찬에는 16가지 코스 메뉴가 준비된다.
TIP!! 02-569-7165 I 12:00∼15:00, 18:00∼22:00 I 연중무휴 I 예약 가능 I 6∼10인실 10개, 12인실 5개, 60인실 1개 세종정찬 9만5000원, 수라정찬 7만원, 궁중정찬 5만6000원, 한미리정식 4만6000원, 한정식 3만9000원, 미정식 2만9000원, 리정식 2만1000원, 부가세 없음 I 서울특별시 강남구 역삼동 606-18 휴먼터치빌 2층
www.hanmiri.co.kr
묵향 가득한 옛 가옥의 정취
바람을 맞이하는 풍경의 그윽한 울림이 반가운 필경재는 500년의 역사를 간직한 고택. 세왕대왕의 5남 광평대군의 증손 정안부정공 이천수가 조선 성종 때 건립한 한옥이다. ‘반드시 웃어른을 공경할 줄 아는 자세를 지니고 살라’는 뜻의 필경재(必敬齋)는 건립 당시 성종이 하사한 옥호.
약 15개의 고급스런 전통 룸 중 수묵 담채화 같은 정원 전망이 있는 방이 상견례 장소로 특히 인기. 지나치지 않은 화려함과 모자라지 않은 소박함, 수려한 정원 풍경이 꼿꼿하게 날 선 상견례 분위기를 넉넉하고 푸근하게 감싸안는 것도 매력이다.
진짜배기 한국의 멋과 맛을 맛볼 수 있는 음식은 맵지 않은 것이 특징. 깔끔한 모양과 정갈한 맛, 화려한 빛깔, 다양한 식재료로 풍성하게 한상 차려낸다. 특히 두텁떡 맛이 예사롭지 않다.
<추천정식>
난정식이 적당하다. 구절판, 궁중 신선로 등과 자연 송이 볶음, 생선찜, 장어구이, 떡갈비구이 등이 골고루 포함돼 있다. 여기에 도수 낮은 술 한 잔 정도 반주로 곁들이면 분위기 쇄신에 도움이 될 듯. 상견레는 토요일 점심시간이 좋다.
TIP!! 02-445-2115 I 12:00∼15:00, 18:00∼22:00, 연중무휴, 예약 필수 가능 6∼8인실 8개, 10∼12인실 8개, 50인실 1개 수라정식 15만원, 매화정식 11만원, 난정식 9만원, 국화정식 7만원, 죽정식 5만5000원, 미정식 3만5000원, 부가세 없음 I 서울특별시 강남구 수서동 739-1 www.philkyungjae.co.kr
소슬바람 이는 대나무숲 정원 운치
옛 양반집을 개조해 꾸민 인사동 한정식집. 정문과 후문을 파랗게 채운 대나무숲이 운치 있다. 대문을 들어서면 대나무숲 좌우로 현대적인 바(웨이팅 룸)와 전통 한식당 홀을 배치해 독특한 느낌이 든다. 룸은 일본식 로바다야키집처럼 상 아랫부분에 다리를 내릴 수 있도록 된 좌식. 아랫목을 떠올릴 만큼 바닥이 따끈하다.
음식은 전통의 맛에 현대 미각을 가볍게 가미한 것이 특징. 곰취, 취나물, 돌미나리, 민들레, 머위 등 계절 나물과 물김치, 돌갓김치, 오이소박이, 긴돌배기 김치, 배추김치 등이 푸짐하게 차려져 시골 고향의 밥상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익숙하다.
조미료를 거의 쓰지 않고 양념을 많이 섞기보다는 재료의 본맛을 살리는 것에 중점을 둔다. 두레큰상, 으뜸상, 두레상과 점심에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점심 정식이 코스 메뉴로 개발돼 있다. 여유 있고 고즈넉한 느낌을 살릴 수 있는 상견례 장소다.
<추천메뉴>
으뜸상이 인기. 점심시간에는 3만원, 저녁시간에는 6만원. 무침, 전, 불고기, 튀김을 계절에 맞는 재료로 요리해 내놓는다. 요즘에는 빙어 튀김이 별미.
TIP!! 02-732-2919 I 11:30∼15:00, 17:30∼22:30 I 연중무휴 I 예약 불가(18시 이후 무료 주차 가능) I 5∼6인실 4개, 8∼10인실 3개, 30인실 2개 두레큰상 7만원, 으뜸상 6만원, 두레상 5만원, 점심정식 2만원·3만원, 부가세 10% 부가 I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 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