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부에게도 자비를"...이색 광고

2007-10-08     뉴스관리자
"가정부에게 친절하게 대해주세요" 외국인 가정부 학대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이색 광고가 등장했다.

사우디의 광고업체 '풀 스톱 애드버타이징(Full Stop Advertising)'은 오는 12일 종료되는 라마단(이슬람 금식월) 이후 아랍 위성 TV를 통해 가정부에게 친절하게 대해줄 것을 호소하는 내용의 광고를 내보낼 예정이다.

광고는 예언자 모하메드의 언행록인 '하디스'를 인용해 "자비를 베풀지 않는 자는 자비를 얻지 못할 것"이라며 아시아 출신의 가정부와 운전기사를 학대하는 고용주에게 일침을 가하는 내용 등 총 3편으로 구성돼 있다.

업체 측은 현재 사우디 소유의 MBC와 레바논의 LBC 등 아랍 방송국 2곳과 접촉 중이다.

사우디에서는 외국인 근로자 학대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무려 7년 동안이나 감금돼 학대를 당한 스리랑카인 가정부를 구하기 위해 사우디 경찰이 스리랑카 대사관과 합동 구출 작전을 펼쳤으며 지난 8월에는 인도네시아 여성 근로자 2명이 사우디 일가족에게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 충격을 주기도 했다.

업체 측은 당초 라마단 기간에 광고를 방영할 계획이었으나 엄청난 광고 물량이 쏟아지는 라마단 기간을 피해 라마단 이후로 광고 방영 일자를 연기했다. 온 가족이 TV 앞에 모이는 라마단 기간은 광고업체에겐 놓칠 수 없는 대목.

풀 스톱 애드버타이징의 설립자이자 광고 제작 감독인 카스와라 알-카티브는 "사람들은 라마단 중에는 어쨌든간에 친절하기 때문에 평소에도 가정부에게 친절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라마단 이후에 광고를 내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광고 제작 비용은 약 10만달러.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최고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부친이 설립한 '사우디 빈라덴 그룹' 산하 비영리 단체가 광고 제작을 후원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