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자동차, 시동 걸리지 않았다는데..
2007-10-08 헤럴드경제신문 제공
노 대통령은 이날 쌍용자동차의 최고급 차종인 체어맨 부품을 조립해 만든 ‘준마’를 시승하기 위해 운전석에 올랐다. 스틱기어로 돼 있는 준마에 올라탄 노 대통령은 차 앞에 서있던 10여명의 수행원에게 “자 갑시다. 앞에 있는 사람들은 나와 주십시오”라고 했다. 그런데 차가 움직이지 않았다. 평화자동차 관계자들은 당황스러워했다.
그리고 곧바로 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이 올라탔다. 정 회장은 브레이크 잠금장치 등을 확인했다. 노 대통령은 정 회장을 두고 “이분이 자동차 도사”라고 주변에 소개하기도 했다. 평화자동차 조립 공장의 상황은 여기까지 동행기자들을 통해 전해졌다.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평화자동차 본사는 왜 자동차 시동이 걸리지 않았는지 부랴부랴 확인했다. 북쪽에 팩스를 보내기도 했다. 서울 역삼동 쌍용자동차 본사 역시 시동이 걸리지 않은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분주했다.
평화자동차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나 정 회장이 기어를 P(파킹)에 놓고 시동을 건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그럴 수도 있는데 꼭 그런 것을 알릴 필요가 있느냐”고도 했다. 쌍용자동차 관계자는 “시험 차량이라 시동장치가 작동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나름대로 해명도 했다.
그러나 평화자동차 준마를 놓고 한때 벌어진 ‘시동 논란’은 당시 현장에 있던 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을 통해 해명됐다.
정 회장은 지난 4일 밤 귀경한 뒤 마중 나온 김동진 부회장 등 그룹 고위 임원들과 함께 종로 청진동 해장국집으로 옮겨 해장국, 수육, 소주 등을 새벽까지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방북 관련 얘기가 오갔고, 평화자동차의 준마 시동이 화제가 됐다. 정 회장은 “시동이 걸렸다. 스틱 차량이라 움직이는데 무리가 있을 듯해 시동을 끄고 내렸을 뿐”이라고 현대차 고위 임원들에게 전했다고 한다.
허연회 기자(okidoki@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