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터지고 곰팡이 피는 김치냉장고 하자, 되레 김치 탓만~

2012-06-12     조현숙 기자
김치냉장고 구입 직후 보관한 김장김치에서 곰팡이가 발견돼 소비자가 제품 교환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업체 측이 명확한 기준 없이 자체 테스트만을 권유해 원성을 샀다.

제조사 측은 뒤늦게 새제품으로 교환 조치로 입장을 바꿨다.

12일 경남 진주시 초전동 배 모(여.43세)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10월 180만원 상당의 위니아만도 딤채 스탠드형 김치냉장고를 구입했다.

구입 직후 김장을 마치고 김치냉장고에 보관해 뒀던 배 씨는 지난달 김치를 꺼내보고 깜짝 놀랐다. 오른쪽 서랍 칸 안에 보관했던 김치 표면에 하얗고 흐물흐물한 형태의 곰팡이가 뒤덮여 있었기 때문.

최초부터 제품 결함이었음을 직감한 배 씨는 위니아만도 AS센터에 연락해 강력하게 항의하며 정상제품으로 교환을 요구했다.

얼마 후 배 씨의 집을 방문한 AS기사는 냉장고의 온도를 측정하더니 '이상 없음'이라는 설명 뿐이었다고. 새로담근 김치에 흰 곰팡이가 생겼는데 제품 이상이 아니면 뭐냐고 항의하자 "김치에 물기가 많으면 그럴 수도 있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배 씨가 재차 항의하자 '새 김치와 보관통을 누르는 누름판을 제공할테니 다른 조건에서도 현상이 재현되는지 테스트 기간을 거쳐야 한다'고 안내할 뿐 교환 요구는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배 씨는 "김치냉장고를 쓰면서 누름판까지 이용해야 한다는 주먹구구식 대처에 한숨만 나왔다"며 "몇개월간의 테스트를 하려면 그 기간동안 하자있는 냉장고를 사용하라는 소린데 도저히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김장을 한 두 해 하는 것도 아니고 이제껏 한번도 곰팡이가 핀 적은 없었는데, 멀쩡한 김치 탓이라니 어이가 없다"며 "'딤채용'으로 김치를 담그라는 건지..."라며 업체 측 대응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이에 대해 위니아만도 관계자는 "제품에서 종종 발생되는 효모가 발견돼 김치의 특성에 따라 생길 수 있음을 안내하고 테스트를 안내했다"며 "고객과 원만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현재는 새제품으로 교환처리 하기로 결정한 상태"라고 입장을 밝혔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현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