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저축은행 연계대출' 금융지주만 쾌재?

2012-06-15     임민희 기자
오는 7월부터 은행에서도 저축은행의 대출상품 안내가 가능해지면서 저축은행의 영업력 및 수익성이 제고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은행간 연계대출' 시너지를 통해 저축은행의 영업력 강화와 대출중개수수료 인하, 낮은 금리 대출상품에 대한 금융소비자의 선택폭 확대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지주사들의 계열사 몰아주기 우려와 이로 인한 일반 저축은행의 영업 손실, 금리인하 실효성 등이 의문시 되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영업력 회복과 원활한 서민금융 공급 등을 위해 저축은행과 은행간 연계대출이 7월 중에 본격 시행된다.

금융위원회가 밝힌 '저축은행-은행간 연계대출 시행방안'을 보면 저축은행과 은행이 업무위탁 계약을 체결한 후 은행창구에서 저축은행 대출상품을 직접 안내하고 신청서류 접수를 대행하는 등 대출모집 업무를 대행한다.

연계 범위는 개인 및 중소기업의 은행대출 신청자 중 대출거절 또는 대출부족 고객에게 저축은행 대출상품을 안내․연계할 수 있다. 단, 대출승인 및 대출계약 체결 등 저축은행의 본질적인 업무는 할 수 없다.

지주계열 저축은행은 자회사인 은행 등과 금융상품 판매위탁 방식으로 영업을 하고 비지주계열 저축은행은 다른 은행과 업무제휴(MOU)를 통해 대출 모집업무를 위탁할 수 있다. 또 저축은행 영업구역 기준으로 '동일 영업구역 내' 은행(점포)과 저축은행간 연계대출이 가능하다.

금융위원회는 이같은 자구책을 내놓은 배경으로 저축은행 구조조정 여파에 따른 자산규모 축소와 영업력 위축, 영업침체 장기화시 서민금융 공백 확대 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실상 금융지주사의 저축은행 추가 인수를 독려하기 위한 '당근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14일 마감된 솔로몬ㆍ한국ㆍ미래ㆍ한주저축은행 등 4개 저축은행 인수의향서(LOI) 접수 결과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각각 2개 저축은행에 LOI를 제출했고 산은금융지주도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불참했다.

일단 저축은행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금융지주사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자체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네트워크가 적은데 지주계열사와 연계해 영업하면 수익성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그룹전체적인 고객관리나 시너지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현재 우리금융은 우리금융저축은행(옛 삼화저축은행)을, KB금융은 KB저축은행(옛 제일저축은행), 신한금융은 신한저축은행(옛 토마토저축은행), 하나금융은 하나저축은행(옛 에이스․제일2저축은행)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지역밀착화 영업을 해 오면서 나름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고 아직 금융지주사에서 적극적으로 영업을 하거나 획기적인 방안을 내놓은 게 아니라서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라며 "저축은행 특성이 예․적금 이율이 높거나 대출금리가 낮은 데로 몰린다는 점에서 대형저축은행들도 특별히 반응을 보이진 않고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은행계 지주사들과 저축은행 업계간의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저축은행-은행간 연계대출'이 저축은행의 서민금융 역할 강화와 수익성 제고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은행권에서 이미 햇살론 등 서민금융을 취급하고 있는데다 금융지주사의 계열저축은행 몰아주기 특혜, 비지주사 저축은행들의 영업력 저하 등 논란의 소지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금융지주사 계열의 은행이 저축은행 대출까지 관여하게 되면 일반 저축은행의 경우 영업상 큰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며 "지주사에 속하지 않은 저축은행은 다른 시중은행과 제휴를 통해 한다고 하지만 남는 시중은행이 많지도 않을뿐더러 현실적으로도 가능하지 않아 저축은행 전체 영업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