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증권사, 현금배당 감소 불구 배당성향은 '증가'

2012-06-20     김문수기자

일부 증권사들이 금융당국의 고배당 자제 권고에도 불구하고 높은 배당성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감소로 대다수 증권사들이 배당금액을 줄였지만 일부 증권사의 경우 배당성향이 되레 높아진 것이다.

20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정기주총을 통해 현금배당을 확정한 가운데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크게 감소했던 현대증권과 삼성증권의 배당성향이 높았다.

현대증권은 올해 보통주 1주당 200원, 우선주 1주당 552원 등 총 674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다. 이는 지난해 보통주 500원, 배당금 총액 808억원에 비해 감소한 액수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6월 보통주 1주당 1천250원씩 총808원을 현금배당한 가운데 올해는 288억원 줄어든 520억원(보통주 1주당 700원씩)을 현금배당키로 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지난해 보통주 1주당 750억원에 총 308억원의 배당을 실시했지만 올해는 1주당 500원씩 총206억원의 현금배당을 확정했다.

이처럼 주요 증권사들의 현금 배당금액은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에서 현금 배당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하는 배당성향은 오히려 증가해 대조를 보였다.  

실제로 현대증권의 배당성향은 지난해 27.7%에서 올해 46%로 높아졌고 삼성증권은 지난해 33%대에서 올해 38%대로 올랐다. 배당성향이 증가한데는 배당금액 감소 규모에 비해 유로존 위기의 영향으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이 크게 줄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런가하면 전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배당금을 책정한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당기순이익의 증가로 배당성향은 23.4%에서 15%로 낮아졌다. 2011회계연도(2011년4월~2012년3월) 순익이 전년보다 감소한 미래에셋증권의 배당성향도 지난해 21.7%에서 올해 18.5%로 낮아졌다. 

우리투자증권은 당기순익이 전년보다 147억원 늘어난 가운데 배당금 총액과 배당성향은 각각 49억원, 0.3%포인트 가량 소폭 증가했다.  

금융권에서는 안정적인 배당성향은 투자매력을 높일 수 있지만 배당성향이 지나치게 높으면 사내유보가 그만큼 줄어들어 재무구조 취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에 금융당국은 금융사들의 과도한 배당 성향을 지적하고 배당 자제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현금배당은 상장사들이 벌어들인 수입의 일정 부분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것으로 개별사들이 책정한다"며 "금융투자감독국은 증권사들이 일정 수준에서 배당성향을 유지하는지 모니터링을 계속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