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비스타 탓에 비운에 빠진 노트북?
2007-10-11 헤럴드경제신문 제공
노트북PC 업체들은 윈도비스타 출시 직후 사이드쇼, 태블릿 기능 등 윈도 비스타에서만 사용가능한 기능을 담은 제품을 일제히 내놓았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윈도 비스타를 사실상 외면하며 흥행에 실패하자 이들 역시 혁신적인 제품임에도 불구, 시장의 관심조차 못 받고 있다.
지난 3월 국내에 첫 선보인 아수스의 비즈니스노트북 ‘W5Fe’. 윈도비스타의 사이드쇼 기능이 지원돼 노트북 상판의 보조 화면으로 노트북을 열지 않고도 이메일 확인, 게임, 음악감상 등 간단한 업무를 볼 수 있는 제품이다.
사이드쇼란 노트북, 키보드, 휴대전화, 원격 제어 장치 설계시 보조 화면을 지원하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윈도비스타에서만 지원된다. 이를 장착한 하드웨어의 경우 덮개를 열지 않고도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이 기능은 윈도비스타를 개발 중이던 2005년 윈헥(WinHecㆍ하드웨어 플랫폼의 미래를 보여주는 MS의 대표행사)에서 빌 게이츠 MS회장이 “이동 중에 회의실에서 어떤 내용이 오가는지 알아보기 위해 노트북을 부팅하는 과정은 참 번거로운 일이며 이에 관해 착안된 아이디어를 노트북에 적용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해 개발이 암시된 바 있다.
세계 최초로 사이드쇼기능을 장착한 아수스의 ‘W5Fe’는 출시 당시 이동 중 활동영역을 대폭 넓혀주는 제품이란 평가를 받은 노트북. 사용자의 니즈를 정확하게 공략한 이 비즈니스 노트북은 정작 윈도비스타 악재에 묻혀 국내 판매량은 현재 저조하다. 윈도비스타 특수를 기대하고 개발한 제품이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와 관심조차 못 받자 제조업체 역시 안타깝다는 입장.
태블릿 PC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윈도비스타가 태블릿 PC에 최적화된 기능을 탑재, 침체된 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전망됐으나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친 것. 태블릿 PC는 그동안 비싼 가격에 태블릿 전용 OS를 따로 사야하는 등 불편함이 많아 시장점유율은 한자릿수에 머물러 있었다. 태블릿기능을 내장한 윈도비스타 출시로 HP와 후지쯔, 레노버 등은 기대감을 내비치며 가격을 낮춘 태블릿 PC를 대거 선보였으나 판매는 부진했다. 한국HP가 태블릿PC ‘tx1000’을 6개월동안 만여대를 팔았지만 이 역시 태블릿PC 시장의 저변을 넓혔다고 보기에는 역부족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 판매에 악재가 되면서 기술력을 한단계 높여 신기능을 탑재한 좋은 노트북들임에도 불구, 이들이 비운을 떠안게 됐다”고 말했다.
권선영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