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 스트레스, 저체중아 출산 늘어

2007-10-11     뉴스관리자
2001년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9.11테러 직후 저체중 신생아의 출산이 늘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BBC 인터넷판은 학술지 `휴먼 리프로덕션'을 인용, 9.11테러 직후 일주일 동안 태어난 신생아 중 3분의 2가 저체중이었다고 10일 보도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버클리대 연구팀이 1996년부터 2002년 사이 뉴욕에서 태어난 160만명 이상 신생아들의 출생 증명서를 분석해 나온 것이다.

하지만 영국의 전문가들은 저체중 신생아의 출산이 다른 요소로 인해 비롯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다소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버클리대 연구팀의 보고서에 따르면 9.11 테러 발생 후에 태어난 신생아들 중 2㎏ 미만인 신생아 수는 9.11 테러 이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몸무게가 1.5∼2㎏ 사이인 신생아 출산은 67%, 1.5㎏ 미만의 신생아 출산은 44%나 늘어난 것이다. 미국 신생아의 정상 체중은 2.5㎏이다.

9.11테러 석달 뒤인 2001년 12월에도 1.5㎏ 미만의 신생아 출산이 36% 가량 많았고 이듬해 1월에도 2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뉴욕시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뉴욕 인근 지역에서도 저체중 신생아의 출산은 2002년 1월에 46%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9.11테러로 인한 충격이 세계무역센터 근처에 사는 산모들에게 조산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많은 연구자들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가 특정 환경에서 미숙아의 출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직접적 증거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브렌다 에스켄나지 교수는 "저체중 신생아의 증가가 주로 스트레스에 의한 조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국 왕립산부인과대학 버지니아 베케트 박사는 에스켄나지 교수팀의 연구결과에 대해 "흥미롭다"면서도 "우리는 스트레스가 임신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반면 영국 신생아보육센터 `토미스(Tommy's)'에서 산부인과 상담을 맡고 있는 앤드루 센넌 교수는 "스트레스는 태아와 산모에게 직접적 영향을 주지 않는다. 조기 출산은 산모의 불안 때문에 의사들이 결정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며 연구결과에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