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 2만마리, 강 건너다 몰사 왜?

2007-10-11     뉴스관리자
아프리카 케냐에서 들소의 일종인 누우를 비롯해 얼룩말 등 야생동물 2만여 마리가 강을 건너다 떼죽음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11일 로이터와 AFP 통신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케냐 마사이마라 국립보호구역에서 최근 야생동물들이 계절에 따른 대이동을 하던 가운데 누우 1만5천마리가 마라강을 건너다 몰사했다.

해마다 이때 쯤이면 누우 수백만마리가 케냐 국경에서 탄자니아 세렝게티로 이동하고 일부는 강에서 익사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처럼 많은 누우들이 한꺼번에 익사하기는 마사이마라 국립야생보호구역에서 근무하고 있는 관리들도 평생 처음 겪어보는 일이다.

또 얼룩말 등 다른 야생동물들도 마라 강을 건너다 5천여 마리 이상 익사한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야성의 대이동'을 보기위해 현지를 찾은 관광객들은 누우떼 사체의 썩어 들어가는 냄새로 인해 손수건을 입에 갖다 대야 하는 지경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사체 일부는 이미 악어와 독수리와 등 '자연의 청소부'에 의해 처리됐다.

현지 환경보호론자들은 이번 일이 생태계 파괴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근 마우 숲지대가 벌목된 게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도리스 옴바라란 이름의 보호론자는 "숲이 파괴되지 않았더라면 물줄기의 속도가 제어돼 누우떼가 휩쓸려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참사로 인해 관광객들이 현지 방문을 꺼릴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보호구역의 수석 책임자인 마이클 코이카이 씨는 이를 일축했다.

그는 "이번 사고가 큰 손실이기는 하지만 마라-세렝게티 생태계에는 500만마리의 누우들이 있다"며 비록 대이동의 절정기에 일이 발생했지만 이를 보기 위해 찾아드는 관광객들에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마사이마라에는 케냐를 넘어 탄자니아 세렝게티로 이동하는 누우떼를 보기 위해 연간 30만명의 관광객이 몰려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