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죽어라...나는 사진 찍겠다"
2007-10-12 뉴스관리자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가 프랑스 파리 알마교 지하터널에서 교통사고로 죽어가는 순간까지 파파라치는 사진을 찍는 데 여념이 없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다이애나 사인 심의회에 참석 중인 배심원들은 11일 교통사고로 찌부러진 차의 뒷좌석에서 죽어가는 다이애나의 모습을 포착한 파파라치의 사진들을 보았다고 더 타임스 신문이 보도했다.
이 사진들은 1997년 8월 31일 밤 파리 알마교 지하터널에서 다이애나와 연인 도디 파예드를 태운 메르세데스 차량이 터널의 기둥을 들이받은 뒤 구급서비스 의사가 다이애나를 돌보고 있는 순간을 잡고 있다.
파파라치 라슬로 베레가 찍은 한 사진은 찌그러진 차량 바닥에서 한 다리를 올린 채 있는 다이애나를 보여주고 있다. 다른 사진은 파파라치 로뮤얼드 랫이 사고차량인 메르세데스의 열린 문 옆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판사의 지시로 런던 법정의 배심원에게만 보여지고, 대중에는 공개되지 않는 이 사진들은 사고 당일 다이애나와 도디 파예드를 집요하게 추적한 파파라치가 찍은 수백장 사진 중 일부이다.
도디 파예드의 아버지이자 해러즈백화점 소유주 모하마드 알 파예드를 대변하는 변호사 마이클 맨스필드는 파파라치는 찌부러진 메르세데스 자동차와 이미 죽은 사람, 죽어가는 사람을 찍는 데 아무런 문제 의식도 갖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맨스필드는 "이 사진들로 볼 때 사고 현장에 있던 파파라치는 자동차 안에서 밖으로 끌어내어진 두 희생자 사진을 찍는 데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갖지 않았다는 게 아주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법정 배심원단에게는 경찰이 제출한 파파라치 17명의 인상 사진도 공개됐다.
앞서 법정은 사고 직전 터널을 통과한 목격자의 증언도 들었다. 당시 여자 친구와 함께 자동차로 이 터널을 통과했던 데이비드 로랑은 밝은 색깔의 차가 터널로 천천히 들어와 차의 진로를 바꿔야 했고, 몇 초 후 터널을 벗어난 순간 경적음과 함께 차량이 충돌하는 굉음을 들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