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신동규호, 노조반대 '암초' 만나
2012-06-22 임민희 기자
신 회장은 지금의 위기를 특유의 '정면 돌파'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으나 노조 측은 신 회장의 취임을 반대, 출근저지 투쟁을 전개하는 한편, 7월 말 또는 8월 초에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신 회장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농협금융의 경영독립성과 지주사체제 안정'을 이뤄야할 신 회장이 노조와의 갈등문제를 조기에 해결하지 못할 경우 그의 경영행보에 적지 않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동규 회장은 지난 21일부터 2년 임기가 시작됐지만 출근은커녕 취임식도 잠정 연기되면서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농협금융 측은 취임식이 연기된데 대해 신 회장의 개인일정을 이유로 내세웠으나 노조반발 등 내부문제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농협노조는 차기 회장에 '관료 출신의 낙하산 인사'가 선임될 경우 출근저지 투쟁 등을 통해 강력저지 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농협금융은 신충식 초대 회장이 지주 출범 100일 만인 지난 7일 돌연 사퇴한 후 경영공백과 조직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기회장 인선을 속전속결로 진행, 지난 2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신동규 씨를 새회장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신 회장이 시작부터 '노조반발'이란 난관에 부딪치면서 공식일정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21일부터 임기가 시작됐지만 신 회장 개인일정 등으로 출근이 조금 미뤄진 것 뿐"이라며 "취임식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노사간의 타협여지에 대해 "신 회장도 취임 이전부터 농협 전체적으로 사업구조개편 이행약정서(MOU) 체결 논란과 노조반대 등에 대해 알고 있었던 만큼 향후 노조 측과 대화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농협노조 측은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농협중앙회 노조 관계자는 "신동규 씨에 대한 출근저지 투쟁을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며 "사측이 '낙하산 인사' 선임을 강행했기 때문에 이를 철회하지 않는 한 타협의 여지는 없을 것 같다"고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금융노조 차원에서 7월말이나 8월초에 총파업을 진행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농협중앙회 노조를 비롯해 전 계열사 노조가 연대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신 회장과 농협노조 간의 대립이 극단으로 치닫을 경우 농협금융은 출범 첫해부터 조직전체가 흔들리는 중대기로에 직면할 수 있다.
신 회장은 노조문제 외에도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나 리더십과 경영능력을 통해 확실한 입지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지주사체제 안정을 위해 농협금융의 경영독립성 확보, 정부와의 원활한 공조, 생산성과 영업력 제고로 타금융지주사들과 대등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신 회장이 출발부터 '노조문제'로 암초를 만난 가운데 산적한 현안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금융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