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자동차 실패는 '오만의 함정' 탓
2007-10-12 백상진 기자
포스코 산하 포스코경영연구소는 최근 '간과하기 쉬운 신규사업 추진시의 함정과 극복' 리포트에서 신규사업 추진시 빠지기 쉬운 오류로 ▲ 과도한 목표 달성을 위한 신사업 선정(이카루스의 함정) ▲ 자사 역량에 대한 과신으로 인한 신사업 선정(오만의 함정) ▲ 시장 매력만 고려한 신사업 선정(헬레네의 함정) ▲ 기존 사업방식에 대한 아집 ▲ 시너지에 대한 과도한 집착 등 5개를 제시했다.
이중 '오만의 함정'에 빠져 실패한 사례로 국내의 'S사'를 들었다.
보고서는 '오만의 함정'은 "자사 역량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으로 신사업 특성 무시, 경쟁우위 확보에 대한 과신 등으로 신규사업 실패를 초래하는 것"이라며 "S사의 자동차 사업 진출은 브랜드 파워를 맹신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S사의 자동차 사업 진출에 대해 "향후 성장을 담보할 수 있고 그룹 중공업 부문 강화라는 전략적 목적과 일치한다는 자신감으로 선택한 것"이라며 "그룹 역량 및 브랜드 파워에 대한 맹신으로 과도한 자신감이 만연한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또 "자동차 관련 설비의 과다한 투자로 인한 그룹 차원의 자금 여력 악화 및 자동차 산업 경쟁 격화로 수익성 악화 후 사업을 매각했다"며 "그룹 이미지 훼손과 사회적 여론 악화 등의 보이지 않는 자산 손실과 6조-7조 가량의 투자비 손실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S사의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자동차사업으로 수조원의 투자비를 손실한 사례는 삼성 자동차사업밖에 없다.
자동차 사업은 국내 최대 그룹인 삼성이 진출했다가 실패해 '삼성불패' 신화를 깬 몇안되는 사업 중 하나로 진출 및 사업 매각 당시 동종업계 반발, 정경 유착 의혹 등 숱한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나 이 사업 진출이 기업역량 과신이라는 오만의 결과였다는 명시적인 평가를 받은 것은 이례적인 것이다.
이밖에 보고서는 '이카루스의 함정'에 빠진 예로 덩치 키우기에 집착함으로써 실패한 '브리티시 가스'를, '헬레네의 함정'에 걸린 사례로 미래 트렌드를 과신했던 '브리티시 슈가'를, 기존 사업 방식에 대한 아집에서 벗어나지 못한 경우로 디지털카메라 시장의 성장을 도외시하고 기존 방식대로 제품을 생산했던 '폴라로이드'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