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3' 환불마저 장애..소비자 부글부글
현실성 없는 제약에 북미와도 차별...환불 페이지마저 오작동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디아블로3의 '서버 접속 장애'로 인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거세자 울며 겨자 먹기로 환불 정책을 내놓았지만 잡음이 여전하다.
환불 정책에 '레벨 40 이하'라는 제약이 현실성이 없는 데다 아시아 서버의 경우 유럽, 북미 서버와도 차별 조항을 두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25일 오픈한 환불페이지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소비자들을 열불나게 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레벨 제약의 근거', '서버 차별' 등을 문제점으로 짚어 반쪽짜리 환불 정책이라며 전면 환불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 다가올 7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어느 편의 손을 들어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출시한 ‘디아블로3’의 서버 접속 장애로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 소비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환불 불가’라는 기존의 입장을 철회하고 최근 환불을 결정했다.
◆ “나라 차별하나? 무슨 근거로?” 말 많으니 은근슬쩍 문구 지워
디아블로3는 출시되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계속되는 서버 접속 장애로 게이머들의 불만이 끓었다.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코리아는 지난 18일 ‘한국 배틀넷 계정 중, 최고 레벨의 캐릭터가 40레벨 이하라면 환불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게이머들은 레벨 40이라는 제한이 젼혀 현실성 없는 터무니 없는 기준이라고 지적했다. 레벨 40은 게이머들이 하루, 반나절 만에도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
게다가 최고 레벨 캐릭터는 아시아 서버 기준으로 유럽, 북미 서버의 캐릭터는 고려되지 않는다는 부칙을 달았다. 북미 서버 캐릭터는 최고 레벨인 60레벨까지 환불 가능하다.
게이머들의 불만이 다시 터져 나오자 지난 20일 업데이트 된 관련 공지 글은 이같은 부칙이 쏙 빠진 채로 내용이 변경됐다.
소비자들은 "북미 서버와의 차별을 없애는게 아니라 차별조항을 감추는 것으로 무마하려 한다"며 부글부글 끓고 있다.
그러나 북미 서버 게이머들도 불만이 끓기는 마찬가지다. '북미 서버 캐릭터 최고 레벨 60까지 환불 가능하다'는 내용조차도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
소비자들은 "'환불 불가'를 고수하길래 불편해도 계속 했더니 이젠 레벨 40 넘었다고 환불 안 해주네", "아시아 서버 안 돼서 울며 겨자먹기로 북미 서버 이용했더니 북미 서버도 안 된다고?", "자기들이 만든 환불 정책도 번복하다니 말 뒤집기가 심하다"며 유감을 표하고 있다.
또한 디아블로3를 계속 플레이하는 유저들에 대한 감사의 선물로 제공되는 '스타크래프트 II : 자유의 날개 30일 이용권' 역시 논란의 대상이다.
디아블로3와 관련 있는 보상이 아니기에 무의미한데다 이미 스태크래프트2를 구매한 이용자에 대한 배려는 없기 때문이다.
◆ 해킹 등 ‘운영 방식’에 대한 불만 끊이지 않아
디아블로3는 서버 접속 장애 외에도 많은 문제들을 지적받았다. 그 중에서도 해킹에 대한 의견이 많다. 게임 해킹은 거의 이용자의 부주의로 판단되기 때문에 업체 측과 원만한 합의를 하기 힘들다.
디아블로3에서 해킹을 당한 한 유저는 블리자드 사의 해킹관련 태도, 조치, 복구, 문의절차 등이 너무나 비상식적이고 강압적이며 어이없다고 지적했다.
최고 레벨 캐릭터가 2개 있다는 닉네임 '머*'는 "해킹 사고 발생 후 OTP(One-time Password)가 필수라는 공지를 올려놓더니 그 다음부턴 무조건 우리(게이머) 책임이라더라"고 했다며 "그 후 2주간 OTP를 단 1초도 해제하지 않았고, 블리자드가 추천한 백신들로 매일 정밀검사와 실시간 검사를 했지만 해킹을 당했다"고 볼멘 소리를 냈다.
이어 " 지키라는 것 다 지키고도 또 (해킹)당해서 고객상담실로 전화를 3시간 정도 했지만 안 받더라. 복구도 필요 없다. 이 게임을 다 환불받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 환불 신청하라더니 대상이 아니라고?...불만 폭발
25일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환불 신청 페이지를 오픈했다. 하지만 환불 신청 버튼이 아예 클릭되지 않거나 환불 대상자임에도 ‘환불 대상이 아닙니다’라는 안내 창이 떠 소비자들의 화를 또 한번 돋궜다.
디아블로3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다른 게임 계정에 함께 등록된 이용자들에게 오류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환불 신청 버튼이 클릭도 안 된다. 참 끝까지 신경쓰이게 한다", "환불도 말끔히 못하는 블리자드 답이 없다", "스타크래프트2 보상 신청을 눌러봐도 대상도 아니다, 환불 신청을 눌러봐도 대상이 아니다 어쩌라는 건지", "환불까지 먹통, 아니면 그새 규정 또 바꿨나?" 등 운영 방식 및 일 처리에 대한 불만이 여전한 상황이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