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무계]"중탕기 수리 요청했더니 부품 챙겨 줄행랑~"

2012-06-27     조현숙 기자
가정용 중탕기 AS를 위해 출장나온 기사가 수리는 커녕 제품을 분해해놓고 줄행랑쳐 소비자를 어이없게 만들었다.

업체 측은 뒤늦게 제품을 무상 교환했지만 소비자는 우롱당한 기분을 지울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26일 서울 은평구 구산동 정 모(남.70세)는 3년 전 구입한 28만원 상당의 중탕기를 사용하다 황당한 경험을 했다고 털어놨다.

정 씨의 설명에 따르면 최근 중탕기 뚜껑 부분에서 김이 새는 현상이 반복돼 AS를 신청했다. 며칠 후 정 씨의 집을 방문한 AS 기사는 제품 상태를 확인하더니 뚜껑 부위의 패킹과 손잡이를 교체해야 한다고 설명과 함께 2만6천원의 수리비를 안내했다고.

마침 현금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정 씨는 담당 기사에게 카드 결제나 계좌 송금을 하겠다고 제안했지만 AS기사는 무조건 현금 지불만을 강요했다고. 담당 기사의 태도가 의아했던 정 씨가 교체한 부품 가격과 수리 내역을 요구하자 엉뚱한 답변과 현금 결제 요구만 반복됐다.

참다 못한 정 씨가 제품 뚜껑에 있는 제조사 공식 AS센터로 전화해 현금 결제만 가능한 것이 사실인지 확인하겠다고 제안하자, AS 기사는 제품 뚜껑을 손에 쥔 채 돌려주지도 않았다고.

더 황당한 것은 다음이었다. 수 분의 실랑이 끝에 정 씨가 전화를 하기 위해 뚜껑을 갖고 방에 갔다 온 사이 담당기사가 교체했던 부품을 수거해 줄행랑쳐 버린 것.

정 씨는 "설마하는 마음에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받았다가 끊어버려 너무 황당했다"며 "제품을 해체해놓고 가버려서 사용도 못하고 그야말로 어이가 없어 헛웃음만 나왔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업체 관계자는 "수리비 지불 방법을 놓고 실랑이가 오갔고 이 과정에서 담당 직원이 신변에 위협을 느껴 급하게 자리를 뜬 것으로 확인됐다"며 "새 부품을 다 수거해 간 것이 아니라 안전 표시봉 하나를 수거한 것이며 이후 무상 교체로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정 씨는 업체 측 답변에 기가 막히다는 반응이다. 정 씨는 "결제방법에 대해 본사에 정식으로 문의하려 하자 온갖 방법으로 방해를 하더니 이제와서 내가 위협을 했다니 황당하기 짝이 없다"며 "제품 AS는 커녕 우롱을 당했다는 생각밖에 안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현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