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지분가치 9조원대로 하락..두달새 1조6천억 증발
국내 재벌 총수 가운데 최초로 10조원을 돌파하며 11조원대에 이르렀던 삼성 이건희 회장의 지분 평가액이 두 달만에 다시 한자리수로 떨어졌다.
유럽발 경제 위기의 여파로 삼성전자 주가가 4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데다 삼성생명과 삼성물산 역시 최근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4.23% 미끄러지며 113만2천원에 장을 마감했다.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며 이 기간 동안 무려 8.27% 낮아졌다.
4개월여 전인 2월14일 108만원으로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삼성생명과 삼성물산은 25일 9만4천500원과 6만3천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 회장 지분가치가 4월 27일 11조원을 처음 돌파했을 당시에 비하면 각기 5.3%, 16.3% 급락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주당 주가가 24만2천원이나 빠진 것이다.
이에 따라 이건희 회장 지분가치는 2개월 만에 9조원대로 떨어졌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보통주 498만5천464주(3.38%)를 비롯해 삼성생명 4천151만9천180주(20.76%), 삼성물산 220만6천110주(1.3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5일 종가 기준 이 회장의 지분가치는 삼성전자 5조6천435억4천524만8천원, 삼성생명 3조9천235억6천251만원, 삼성물산 1천407억4천981만8천원 등 9조7천78억5천757만6천원을 기록했다.
처음으로 9조7천억원을 돌파했던 4개월 전(2월18일 기준) 수준으로 돌아간 셈이다.
이 회장의 지분가치는 지난 4월 27일 삼성전자 6조8천500억2천753만6천원, 삼성생명 4조1천394억6천224만6천원, 삼성물산 1천681억558만2천원 등 11조1천575억9천536만4천원을 기록하며 11조를 돌파했었다.
이후 5월2일에는 삼성전자 주가가 141만8천원으로 고점을 기록하며 11조3천700억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 때와 비교하면 2개월도 안 되는 기간에 이 회장의 재산이 1조6100억원이나 증발한 것이다.
현재 낙폭이 큰 편이지만 이 회장의 지분가치는 하반기에 다시 10조원대를 회복하고 사상 최대치도 갈아치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사들의 하반기 전망이 매우 긍정적이기 때문.
토러스투자증권 김형식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 하락은 유럽 매크로 이슈에 따른 외국인 매도로 인한 것"이라며 "2분기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며 기업 가치는 변함없다"고 말했다. 목표주가는 168만원을 유지했다.
우리투자증권 박영주 연구원은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은 우호적인 원달려 환율과 스마트폰 판매호조 등으로 8조원대의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200만원으로 설정했다.
증권사들의 예상 목표주가가 실현될 경우 이 회장 지분가치는 지금보다 약 2조7천억원에서 4조3천억원 더 늘어나 최대 13조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계산이다.
(사진-연합뉴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