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린내' 풍기는 수억원대 홍보탑 입찰

2007-10-14     뉴스관리자
전남 고흥군이 수억 원 규모의 야립(野立) 홍보탑 시공사를 선정하면서 특정업체 밀어주기 의혹이 제기되는 등 말썽이 일고 있다.

14일 고흥군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고속도로 주변 등에 세우는 야립 홍보탑(예정가 2억8천만원) 시공사 선정을 위한 심사위원회를 열어 입찰 참여 업체 6곳 중 K사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심사위원은 군이 자체 마련한 24명 심사위원단 가운데 입찰 참가업체가 다수 지명한 8명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24명으로 이뤄진 심사위원단 가운데 군의원이 무려 11명이나 차지한데다 지역주재기자 3명, 농민, 자영업자, 군지 편집위원 등 대다수가 디자인이나 산업미술 등과 무관한 사람들로 채워졌다.

결국 심사위원으로 군의원 3명, 주재기자 2명에 중학교 교사와 여성의용소방대장, 지역 미술관장 각 1명이 뽑혀 심사에 참여했다.

더욱이 컨소시엄으로 입찰에 참여한 뒤 결국 낙찰자로 결정된 업체 대표가 이 지역 주재기자로 밝혀진데다 고흥에 연고를 두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밀어주기 의혹이 일고 있다.

이 고흥 업체와 함께 참여한 K사는 독자적 입찰이 가능한데도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 그 배경에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입찰 탈락업체들은 일제히 재심을 요구하면서 군수실을 항의방문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지역업체의 이점은 어느 정도 이해한다 하더라도 디자인이나 조형미, 제품의 질 등에서 크게 떨어지는 업체가 선정된 것은 다분히 짜맞추기식 입찰이다"고 주장했다.

심사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평소 잘 아는 사람(기자)이 나와 작품 설명을 하는데 점수에 영향이 미치지 않았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실토했다.

군 관계자는 "시골이다 보니 미술이나 디자인 등에 정통한 전문가가 없어 심사위원단 구성에 다소 문제가 있었다"며 "하지만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했으며 특정업체를 밀어주기 위한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