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냉장고 김치 매번 곰팡이 범벅, 사용자 탓?

[소비자고발TV]피해제보 늘고 있지만 '제품 이상없다' 일축

2012-07-02     조현숙 기자

김치냉장고에 보관해 둔 김치에 곰팡이가 피는 등 변질되는 사례가 빈번해 소비자들이 제품 결함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하지만 제조사인 위니아만도 측은 '김치를 담그는 방법','보관 방법' 등 이용자 과실로 책임를 돌리며  테스트를 이유로 시간만 질질 끌어 화를 돋우고 있는 상황.

힘들게 환불처리를 받게 되더라도 오랜 시간 허비와 상해버린 김치에 대한 보상은 없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올해 들어 접수된 위니아만도 딤채 불만 접수는 18건에 달했다. 이는 경쟁  제품과 비교해 월등하게 높은 수준. 또 소비자 제보 대부분이 곰팡이 발생과 관련된 내용이어서 늑장 AS등에 집중된 경쟁 브랜드와 차이를 보였다.


특히 접수된 곰팡이 발생 피해의 대부분이 뚜껑식이 아닌 서랍식 김치냉장고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랍식의 경우 사용에는 편리하지만 냉기가 쉽게 빠져나가 내부 온도 변화가 뚜껑식에 비해 심하다고 알려져 있다.



2일 대구 서구 평리4동 김 모(여.43세)씨는 지난해 11월 180만원 상당의 딤채 스탠드형 김치냉장고를 구입했다가 낭패를 봤다고 털어놨다.

지난 12월에 김장해 냉장고 하단 서랍에 보관했던 김치 표면이 하얀 곰팡이로 뒤덮이고 속은 물러 도저히 먹을 수 없게 됐기 때문. 함께 보관했던 부추김치도 물렀으며 물김치는 아예 부패해 버린 상태였다고.

즉시 제조사 측으로 제품 교환을 요청했지만 방문한 담당직원은 냉장고 내 온도를 재더니 "제품에는 이상이 없다"며 교환불가 판정을 내렸다.

김 씨는 "정상적인 제품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냉장고를 두고 제품에는 이상이 없다니 기가 찼다"며 "애써 김장한 김치를 모두 폐기했는데 '김치를 잘못 담궈서 그런 것'이라는 반응이었다"고 어이없어 했다.

김 씨가 거듭 항의하자 업체 측은 "김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니 제공하는 김치로도 곰팡이가 발생하는지 테스트를 해야 한다"고 안내했지만 그 이후로도 전혀 연락조차 없었다고.

이에 대해 위니아만도 측 관계자는 "고객이 지속적으로 불만을 제기해 최종적으로 환불처리하기로 결정했다"고 짧게 답했다.

김 씨는 "두 달 동안 제품 이상에 대해 언성을 높여 겨우 환불해주겠다는 답변을 받다니 구걸하는 것도 아니고 소비자가 무슨 죄냐"라며 "제품 자체 결함도 억울한데 AS까지 늑장을 부리는 것을 겪어보니 다시는 딤채를 구입할 일은 없을 듯하다"며 혀를 내둘렀다.


◆ 업체 측이 제공한 테스트용 김치에도 곰팡이꽃..."그래도 제품은 이상無"

경기 양주시 덕계동 김 모(남.37세)씨 역시 똑같은 상황을 겪었다.

지난해 6월 위니아만도 스탠드형 김치냉장고를 구입해 보관한 김장김치 40포기가 모두 변질되는 바람에 전량 폐기해야 했다고.

AS센터 측으로 제품 결함에 대해 항의하자 담당기사는 제품에는 이상이 없다며 "김치를 담그는 방식이나 보관 상태에 따라 숙성 결과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 과실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뚜껑식 김치냉장고에 보관한 김치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던 터라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고 재차 항의하자 업체 측은 "김치를 제공할테니 2개월 정도 보관, 같은 현상이 재현되는지 테스트를 거쳐야 결함 여부를 분석할 수 있다"며 테스트를 제안했다.

2개월의 테스트를 거친 지난달 중순, 김 씨는 냉장고를 열어보고 또 한번 경악했다. 테스트용 김치에서도 하얀 곰팡이가 무더기로 발견됐기 때문.


▲ 테스트용 보관 김치에 흰 곰팡이가 피어있다.

그러나 업체 측 직원은 테스트 결과에도 제품 결함은 아니라고 말을 바꿨다고.

김 씨는 “수개월에 걸친 테스트를 통해 명백히 제품 결함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태연히 말을 바꾸는 것을 보고 기가 막혔다”며 “그러면 테스트는 왜 진행했냐고 물으니 ‘걱정하길래 보내줬다’는 어이없는 대답뿐이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에 대해 위니아만도 관계자는 “환불처리키로 최종 결정했다. 관할 AS센터에서 자체적으로 가급적 제품 수리로 처리하려다보니 커뮤니케이션 상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현숙 기자/영상취재=박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