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발암물질 · 고엽제 원료로 식품 만들어 판매

스위스 회사 세계 여러나라 수출… 국내 소비자도 주의 요망

2007-10-15     유태현 기자
스위스의 우니펙틴사에서 생산한 탄수화물의 일종인 구아분 (guar flour)에서 다이옥신과 펜타클로로페놀이 검출돼 유럽연합이 발칵 뒤집혔다. 이 물질이 고엽제의 핵심 원료로도 쓰이고, 1급 발암 물질로도 분류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제조 회사는 이 물질을 어느 나라 어느 회사에 판매했는지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국내에도 유럽산 식품 완제품과 원료가 대량 수입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구아분은 구아 (Guar)식물의 씨를 말려 분말화한 것.식품을 걸죽하고 끈끈하게 해주는 첨가제로 가공식품에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15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구아분은 식품첨가물 E412와 합해져 샐러드 소스, 케첩, 마요네즈, 과일통조림, 고기 가공 제품과 다이어트 제품 등에 투입되고 있다. 독성 물질 검출 사실이 알려지자 우니펙틴사는 고객들에게 이를 통보하고 리콜을 실시하고 있다.

오염된 구아분은 인도에서 수입돼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프랑스와 영국등 세계 각국으로 수출됐다.그러나 우니펙틴사는 구체적으로 어떤 회사들에게 제품을 판매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스위스 보건 복지부는 구아분의 높은 다이옥신 수치는 제조과정 중 펜타클로로페놀과 같이 오염되면서 상승작용을 일으킨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펜타클로로페놀은 아주 높은 수치의 독성을 가지고 있는 물질로써 과거에는 목재보호제로 사용되기도 했으며 간, 신장과 신경조직을 해치고 암을 유발할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

이같은 독성때문에 국내에서도 1996년 농약품목허가가 취소됐다.

다이옥신은 무색, 무취의 맹독성 화학물질로, 주로 쓰레기 소각장 에서 발생하는 환경호르몬이다. 다이옥신은 화학적으로 안정돼 있어 분해되거나 다른 물질과 쉽게 결합되지 않아 자연적으로 사라지지 않는다.

쓰레기 소각장에서 만들어진 다이옥신이 대기중에 떠돌다가 이것이 비와 함께 땅으로 떨어지면 물과 토양이 오염된다.

이렇게 오염된 토양에서 자란 채소나 풀에 다이옥신이 축적되고, 오염된 채소나 풀을 먹고 자란 가축을 사람이 먹으면 다이옥신이 사람의 몸 안으로 들어오게 된다.

다이옥신은 소량을 섭취하더라도 인체에 축적돼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청산가리의 만 배, 사카린의 천배의 독성을 가진 것으로 지금까지의 조사결과 밝혀졌다.

특히 베트남전쟁 당시 미군이 사용한 고엽제의 주요성분으로 기형아 출산 원인이 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1992년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 유전 가능한 1급 발암물질로 규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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