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이런 효자가~' 제습기 의류관리기 등 이색가전 인기
계속되는 불황으로 가전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특정 계층을 겨냥한 틈새 제품들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제습기와 침구청소기, 의류관리기 같은 이색 제품들이 최근 인기를 끌면서 가전제품의 범주를 넓히고 있다.
여름 대표 가전된 '제습기'
때 이른 무더위로 가장 큰 성장을 기록한 제품은 제습기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제습기 판매량은 같은 기간에 비해 25% 증가했고 매출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시장규모도 2009년 4만 대 수준에서 2010년 15만 대, 그리고 작년에는 25만 대로 급성장했다. 올해는 30만~35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판매량이 늘면서 성수기도 앞당겨졌다. 하이마트 등의 가전양판점에서 비수기로 분류되던 4, 5월의 제습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30% 늘었다.
▲ 논현동 삼성 솔루션전시장에서 삼성전자 모델이 신제품 제습기를 선보이고 있다
장마철도 아닌 더운 날씨에 제습기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이유는 기후변화 때문이다.
예전보다 여름이 길고 습도도 높아지면서 좀 더 일찍 제습기를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는 것.
여기에 가정생활이 실내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베란다나 거실에서 빨래 건조가 이뤄지고, 겨울철에는 창문이나 벽면에 물방울이 맺히는 현상 때문에 제습기 수요가 늘고 있다.
기업 구매도 늘고 있는 추세다.
전력사용량을 줄이면서 체감온도를 낮추려는 기업들의 구매가 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위니아만도 측은 "초여름 날씨가 이어지면서 제습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정부가 공공기관과 대형건물 위주로 전력사용량 감축을 유도하면서, 실내 공간 습도를 낮춰 체감온도를 낮추려는 기업들 문의도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삼성전자의 2012년형 제습기, 위니아만도 '에어워셔', 웅진코웨이 '케어스', 리홈의 'LDD-A081R', LG전자 'LD-107DDR'
업체들도 경쟁적으로 제습기 신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물론 중소 제조업체등의 신규 진입 업체들도 가세했다. 신규업체는 정수기와 냉방기로 유명한 업체들이 대부분이다.
▲ LG전자는 제습기 판매 급증에 고무돼 내달 중 용량을 다양화한 제품군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델이 LG전자의 제습기 3종을 소개하고 있다
침구청소기, 의류 관리기...웰빙가전 성장세 꾸준
제습기외에도 알러지 요소나 먼지를 관리하는 침구청소기와 의류관리기와 같은 웰빙가전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연간 10만대에 불과했던 침구청소기 시장규모는 5년여 만에 10배 이상 커져 약 400억원 내외에 이르고, 구김제거·냄새제거·살균 등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의류관리기 시장도 새롭게 형성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주목할만한 제품은 의류관리기다.
LG전자는 의류관리기 '트롬 스타일러' 신제품을 내놓은지 9개월만에 1만대가 팔리고 중국시장에까지 진출하는 등 판로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옷을 제 때 관리하기 어려운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고 드레스룸을 따로 두는 가정이 많아지면서 판매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가구 제조업체인 보루네오가구도 의류관리기 ‘에어샷’ 제품군을 출시했고, 파세코도 의류건조기를 빌트인 가전으로 공급하는 등 앞으로 더욱 많은 업체가 이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트롬 스타일러가 9개월만에 1만대가 팔려나가는 등 소비자들의 반응이 예상보다 좋다"며, "맞벌이 부부나 바쁜 싱글 직장인이 느는 추세인 만큼 의류관리기 시장이 더욱 활성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왼쪽부터 LG전자 '트롬 스타일러', 보루네오 '에어샷 라이트 샤이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