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 액션스타가 정치인 암살 청부?

2007-10-16     뉴스관리자
대만 국민당이 20여년 전 집권시절 무술 액션배우를 내세워 당시 야당인 민진당 인사를 암살하려 했다는 의혹으로 대만 선거전이 시끄러워지고 있다.

대만의 원로 액션배우로 폭력조직과 관계가 두터웠던 왕위(王羽.64)는 16일 자유시보(自由時報)와 인터뷰에서 "내 말은 내가 책임지겠다"며 20여년전 국민당 인사로부터 민주화 운동가인 쉬신량(許信良)에 대한 암살을 청부받았다고 폭로했다.

왕위는 "바이완샹(白萬祥) 국민당 대륙공작회 주임이 `나라를 위해 일 좀 하라'며 사진 한장과 미국 주소를 건네줬는데 사진을 보니 쉬신량이었다"고 말했다.

왕위는 당시 바이 주임에게 `위임장'을 요구했으나 바이 주임이 이를 들어주지 않아 암살청부는 유야무야 됐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장제스(蔣介石) 일가의 치부를 드러낸 책을 저술했던 당시 대만일보 미국특파원 류장난(劉江南) 암살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후 대만의 삼합회 폭력조직인 죽련방(竹聯幇) `친구'들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암살 청탁을 받았는데 어떻게 처신해야 하냐"고 물어왔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쉬신량은 당시 민주화 운동이었던 메이리다오(美麗島) 사건의 주역으로 이후 민진당 창당에 참가한 원로 인사이며 암살청부를 한 것으로 전해진 바이 주임은 이미 사망했다.

왕위의 폭로에 대해 민진당측은 즉각 국민당의 공식 사과를 촉구하며 선거운동의 호재로 활용하고 있는 반면 국민당측은 "처음 듣는 얘기"라며 구체적 답변을 피하고 있다.

민진당 주석인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은 "국민당이 그간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는 불보듯 뻔하다"며 1979년 민주화 운동 사건을 비롯한 정치탄압에 대해 국민당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앞서 마잉주(馬英九) 국민당 대선 후보는 14일 "계엄이 해제된지 20년의 세월이 흘렀다"며 "총통으로 당선되면 진상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은 정치 사건에 대한 재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마 후보는 이중 1980년 12월 민진당 창당 발기인이었던 린이슝(林義雄)의 어머니와 쌍둥이 딸이 흉기에 찔려 숨진 사건과 1987년 7월 메이리다오 잡지의 지지자인 천원청(陳文成)이 정보기관의 조사를 받은 뒤 대만대에서 시체로 발견된 사건을 재조사 대상으로 꼽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