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 갉는 자동차 소음, 안전문제 아니니 참아야?
[소비자고발TV] 스트레스 극심하지만 처방은 땜질 수리뿐
2012-07-09 조현숙 기자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차체 소음으로 인해 운전자들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주행 중은 물론 시동을 끈 상태에서까지 다양한 형태의 소음이 발생하고 있지만 제조사 측이 원인조차 찾지 못하고 흡음패드를 부착하거나 윤활제를 칠하는 땜방 처방만 반복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특히 소음의 경우 안전을 위협하는 하자가 아니어서 차량 교환이나 환불도 불가능한 실정. 울며 겨자먹기로 제조사의 반복적 수리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제조사들 역시 '안전상에 문제가 없다', '개인차'를 이유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자동차 특성상 정상소음은 날 수밖에 없지만 이상한 소음이 날 경우에는 제조사에 의뢰해 잡아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쉐보레 올란도, 시동 꺼도 "땅땅땅~"
9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손 모(여.38세)씨는 지난 1월 말 쉐보레 올란도 차량을 구입한 후 원인모를 차체 소음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구입한 지 3주가 지날 무렵 주행 중 '삐~'하는 날카로운 고주파음 소리와 함께 차체 '땅땅땅~'하는 쇠 두들기는 소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주차장에서 물이 떨어지는 소리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쇠 두들기는 소리는 점점 더 심해졌으며 심지어 시동을 꺼도 계속됐다. 서비스센터를 무려 5번 이상 방문해 차량 검사를 의뢰했지만 고주파 소리와 쇠 두드리는 소리는 개선되지 않았다.
손 씨는 "수 차례 차량 내부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했지만 여전히 소음은 없어지지 않았다"며 "서비스센터에서 잡지 못하는 소음이라면 제품에 이상이 있다는 소린데 운전할 때 마다 너무 불안해 신차 교환을 요구했지만 안전상에는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 관계자는 "올란도 LPG 차량의 고주파음 소리는 이미 파악된 이슈로 지난해 7월 16일부터 10월 26일 사이에 생산된 차량에 한해 1년간 무상수리가 진행되고 있다"며 "그러나 고객의 경우 이미 소음이 개선돼 생산된 모델로 교환은 불가능하며 쇠 두들기는 소음의 경우 최대한 불편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손 씨는 여전히 차체 소음 때문에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 소음 공해 벤츠, "못타겠어" 1인 시위
광주 서구 치평동 류 모(남.38세)씨는 지난 5월 5천만원 상당의 메르세데스 벤츠 C클래스 자동차에서 주행 중 발생하는 ‘휘~익’하는 소리에 대해 차량 결함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구입 일주일 후부터 주행 중 휘파람소리 같은 소음이 심해 벤츠 서비스센터를 찾았지만 차량 점검을 마친 서비스센터 측은 황당한 답을 내놨다. ‘우리쪽에서는 해결해줄 수 없으니 차를 구입했던 딜러인 한성자동차가 관할하는 서비스센터로 가라’는 것.
구입한 딜러인 한성자동차 측으로 AS와 함께 신차로 교환을 요구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주행 중 소음은 인정하지만 신차 교환은 안된다는 것. 소음이 너무 심해 도저히 운전을 할 수 없을 정도였지만 업체 측은 요지부동이었다.
류 씨는 “구입 일주일만에 결함이 발생한 것도 모자라 공식 서비스센터임에도 불구하고 딜러가 다르다고 AS를 거부하다니 어이없었다”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류 씨는 자신의 차량에 플래카드를 제작해 붙이고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본사를 방문, 신차 교환을 요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이에 대해 메르세데스 벤츠 관계자는 “벤츠 서비스센터는 구입처와 상관없이 전국에서 AS를 받을 수 있다”며 “해당 차량의 AS는 현재 진행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 볼보 '삐그덕' 소음..."개인체감 차이~"
충남 계룡시 금암동 이 모(남.49세)씨는 지난 2010년 4월 6천만원 상당의 볼보 XC60를 구입한 뒤부터 운전할 때마다 소음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털어놨다.
신차 구입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주행 중 '끼그덕'거리는 소음이 들리기 시작했다고.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했지만 귀에 거슬려 운전에 방해가 될 정도가 되자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다.
방문한 서비스센터에서는 '차체 프레임과 내부 플라스틱 조립과정에 사용하는 키 부위에서 나오는 소음'이라는 설명과 함께 차체와 차 문 연결 부위에 윤활 방청 구리스를 바르고 테이핑 처리하는 서비스를 진행했다.
그러나 증상은 개선되지 않았고 이 씨는 거듭 서비스센터를 방문해야 했다. 이 씨는 “수차례 소음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서비스도 받았지만 개선되지 않았다”며 “특히 추운 겨울이나 장기간 차를 세워 놓았다가 운전하면 ‘딸그닥’, ‘드르륵’하는 소음이 더 커진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볼보자동차코리아 관계자는 “절차대로 윤활유와 테이핑 처리로 소음 막는 처리를 진행했으며 재점검시에는 소음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소음에 대한 판단은 주관적일 수 있으나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현숙 기자/ 영상취재 박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