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겹치기 3인방' 어디로?…빙과 '방긋', 주류 '어금니 꽉'

2012-07-13     정회진 기자

롯데그룹 내에서 중복 사업을 하는 계열사들의 엇갈린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한 지붕 두 가족' 혹은 '한 지붕 세 가족'이었던 롯데의 빙과, 커피, 주류사업이 성적표에 따라 제각기 다른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의 경우 빙과사업은 롯데제과와 롯데삼강이 경쟁을 벌이고 있고, 커피사업에서는 엔젤리너스와 카페 칸타타가 맞붙어 있다. 주류사업은 지난해까지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주류BG, 롯데아사히주류에서 나눠 맡고 있었다.


이 가운데 빙과사업은 '난형난제'의 공방이 벌어지면서 롯데제과와 롯데삼강 모두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를 얻고 있다.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은 롯데제과가 38%의 점유율로 1위, 롯데삼강이 17%로 3~4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두 업체가 전체 시장의 65%를 차지하고 있는데 최근 롯데삼강이 롯데제과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2009년 롯데제과와 롯데삼강 빙과 부문 매출액은 각각 3천673억원, 2천297억원으로 1천376억원 차이가 벌어졌다. 하지만 그 차이가 2010년 949억원으로 줄더니 작년에는 458억원으로 좁혀졌다. 

롯데삼강의 모태인 일동산업은 1958년 설립돼 1962년 삼강하드를 출시하며 빙과사업에 뛰어들었다. 1977년 롯데가 일동산업을 인수하면서 롯데삼강이 됐고 이로 인해 롯데그룹 안에서 빙과사업이 중복되는 결과를 낳았다.


롯데리아가 운영하는 엔젤리너스와 롯데칠성의 카페 칸타타가 맞서 있는 커피전문점 사업은 '형만한 아우 없다'는 속담을 되새기게 한다. 

2000년에 먼저 사업을 시작한 커피 전문점 엔젤리너스는 작년 3월 387개에서 현재 570여개로 약 1.5배 가량 늘려 공격적인 점포 확장에 나서고 있다. 작년 매출액과 영업익이 각각 1천56억원, 89억원으로 45.1%, 41.3% 증가해 큰 폭으로 성장하며 롯데리아의 성장세를 이끄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반면 롯데칠성의 카페 칸타타는 성장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롯데칠성은 2007년 1월 롯데삼강의 커피사업부문 인수 후 본격적인 원두커피사업을 시작했다. 2010년에는 커피전문점 카페 칸타타로 커피전문점 가맹사업 본격 진출을 선언했고 현재 8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카페 칸타타 사업은 원두판매 목적을 계기로 시작하게 됐다”며 “같은 그룹 내 엔젤리너스, 롯데리아 등 커피 판매하는 계열사가 있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사업 확장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카페 칸타타 매출액은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류 사업은 계열사간 중복으로 혼선을 빚은 끝에 결국 지난해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주류BG가 합병돼 현재는 새로운 도약을 꾀하고 있다.


합병 전에는 스카치블루 등 위스키를 파는 롯데칠성 주류사업부, 처음처럼(소주)과 청주, 와인 등을 파는 롯데주류BG, 아사히맥주를 수입하는 롯데아사히주류로 나뉘어 있었다. 

롯데주류BG와 롯데아사히주류가 동시에 와인을 취급하는 등 업무 영역이 겹친 상황에서 롯데칠성이 지난해 충북소주를 인수하면서 소주사업까지 중복돼 논란이 일었다. 

결국 롯데주류BG는 지난해 10월 롯데칠성에 합병됐다.


롯데칠성은 주류사업 통합을 계기로 맥주와 소주 사업을 강화해 하이트진로와 경쟁을 벌인다는 야심찬 꿈을 품고 있다.


롯데칠성은 합병을 통해 소주와 맥주, 위스키를 통합한데 이어 이달초 충주에 맥주 공장건설을 시작한 상태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정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