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30일 '총파업' 선언..파국으로 치닫나

2012-07-13     임민희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이 오는 30일 총파업을 실시하기로 하면서 금융대란 등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2012년 임금단체협상 문제를 비롯해 우리금융 졸속 민영화 반대, 농협 사업구조개편 이행약정(MOU) 철회, 산업은행 기업공개(IPO) 중단 등 3개 현안 처리를 강력 요구하고 있어 파업 장기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노조는 13일 서울 을지로 소재 금융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1일 전국 35개 지부 전국 9천여 분회에서 총파업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91%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됐다"며 "금융기관의 사회적 약자보호와 관치금융 철폐를 위해 이달 30일 합법적인 총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표에서 금융노조 조합원 9만3천42명 가운데 8천397명(86%)이 투표에 참여해 7만3천387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날 금융노조는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20만 대학생 학자금 무이자대출 지원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청년일자리 마련 ▲정규직 채용 확대 및 2015년까지 비정규직제도 폐지 ▲고령자 일자리 보장과 직장내 양성평등 제도 개선 ▲졸속적인 우리금융 민영화 등 은행 대형화 중단 ▲금융기관 낙하산 인사 및 농협장악 등 관치금융 중단 등 6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파국으로 치닫는 것은 원치 않기 때문에 다음 주부터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측과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정부에도 노조의 뜻을 전달하려고 노력하겠다"면서도 "하지만 사용자측과 정부가 성의있는 타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8월 13일 2차 총파업에 이어 지속적인 총파업과 투쟁을 진행하겠다"고 경고했다.

금융노조는 오는 26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금융노동자 총파업 진군대회를 연데 이어 30일 총파업, 8월 1일부터 9일까지 태업(정시 출퇴근, 중식시간 동시사용 등) 돌입, 8월 13일 2차 총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정권말 우리금융 졸속민영화와 농협 MOU 즉각 폐기, 산은 IPO 중단 등 3가지 사안은 타협점이 있을 수 없다"며 "사용자와 정부, 국회 등 다양한 방식으로 투쟁을 전개하고 있고 민주통합당 등 정치권도 의견을 같이하고 있는 만큼 향후 임단협이 타결된다면 다른 사안들도 자연스럽게 해결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임혁 우리금융지부 위원장은 "졸속적으로 우리금융 매각이 실현된다면 향후 대선후보들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내 입장을 확인하겠다"며 "어떤 후보든 우리금융 졸속 민영화를 추진하려 한다면 낙선운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아울러 "우리금융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국민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조합원들이 이해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자사주 매입, 국민주 방식 등 여러 방안을 놓고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노조가 정부를 상대로 전면적인 투쟁을 예고한 가운데 최악의 금융대란 등 혼란을 막기 위해 사용자측과 정부가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 주목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