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OLED 기술유출사건 '초강경'…기선잡기?
삼성과 LG가 OLED 기술 유출을 놓고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초강경 자세로 맞서고 있다. 양사의 대결이 어디까지 치달을지 관련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6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OLED 제조에 필요한 핵심 기술과 개발 과정을 LG디스플레이에 유출당했다고 비난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를 조직적인 범죄 행위로 인식하고 사법당국이 강력한 법적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LG디스플레이는 삼성에서 유출됐다고 주장하는 정보는 일반적인 영업과 기술개발 동향 정도라며 삼성측이 사건을 과장하고 있다고 강력 반발했다. 또 검찰의 기소여부에 따라 명예 훼손 혐의로 삼성을 고소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WIS2012에서 공개된 삼성(좌측)과 LG(우측)의 OLED TV
두 회사가 이처럼 유례없는 자존심 대결을 벌이는 까닭은 대형 OLED 패널 양산 시기를 앞두고 극도로 예민해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LCD 가격폭락과 미국, 유럽 시장 경기 악화로 디스플레이 업계가 힘든 1년을 겪었던 만큼,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 시장을 놓고 한 발도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다.
현재 OLED TV 경쟁에서는 LG가 삼성을 한 발 앞서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LG전자는 10%대였던 패널 수급율을 끌어올려 올해 하반기 55인치 OLED TV를 정식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올 초 LG전자가 계획했던 '2013년 상용화 제품 정식 출시, 2014년 대형 OLED 패널 양산'을 훨씬 앞당긴 것이다.
LG의 장문익 OLED TV 사업담당은 "패널 공급에 따라 제품 양산 시점이 정해질 것 같다"며 "월 1000대 정도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을 정도로 수급이 맞춰지면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때문에 삼성은 LG보다 무조건 빨리 상용화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며 실무진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회장도 상용화 시점 및 화질 등 OLED TV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LG가 기존의 LCD 생산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백색 OLED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이 이를 따라잡기가 시간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두 회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후속 조치를 준비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명백한 부정행위인 만큼 사법당국에서 나올 결과를 자신한다"며 "그 결과에 따라 민사까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디스플레이측은 "확정된 것은 없지만 기소여부가 결정되는 대로 신속히 대응 할 것"이라고 답했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