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해외사업 부진에 '구조조정' 착수
유럽발 재정위기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국내 증권사들의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해외 사업 부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해외 진출에 나섰지만 글로벌 경기침체로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아시아 등 특정 지역에서 값비싼 운영비를 지출하는데다 국내 증권사간 출혈 경쟁 가능성도 불거지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로존 위기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위축되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사업도 제동이 걸렸다.
지난 3월말 기준으로 국내 19개 증권사는 14개국에서 93개의 해외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25개)과 홍콩(16개) 등 아시아지역 비중이 78.5%에 달하는 가운데 수익성 악화로 증권사들도 자구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삼성증권의 경우 지난 2월부터 해외사업 체질 개선을 위해 '수익성'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재편했다. 홍콩 법인의 홍콩주식 브로커리지를 잠정 중단하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한국 주식 세일즈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6개의 해외법인(홍콩, 베트남, 브라질, 미국, 영국, 상해)을 운영하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은 영업력을 강화하고 핵심경쟁력을 제고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해외법인 적자 등을 고려해 런던법인을 정리 중이며, 그밖에 해외 법인과 사무소의 역량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증권의 경우 올해 3월말 베트남 호치민 사무소를 폐쇄했으며, 나머지 해외 법인의 규모와 시스템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우증권은 홍콩 현지법인을 아시아태평양본부로 두고 단계적으로 해외사업을 추진중이며, 매트릭스 조직체계를 바탕으로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해외법인의 적자폭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값비싼 운영비와 출혈경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탄력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증권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해외법인의 적자폭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국내시장에서 수익확보에 한계가 있는데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만큼 해외에 브랜드를 알리고 역량을 발휘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증권사 해외점포 93개의 2011회계년도 당기순손실은 9380만달러로 2010회계연도 6260만달러 적자에 이어 부진을 면치 못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