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예대마진 축소? '서민은 봉이야'

시중금리 하락에 힘입어 기업에 대한 대출금리가 큰 폭으로 내려간 반면, 가계대출 금리는 오히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융기관간 금리 담합 의혹속에서 CD금리가 거의 움직이지 않은 탓으로 풀이된다. 

22일 금융권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시중금리가 고점을 찍은 지난 2011년 5월에 5.98%였던 신규 기업대출 금리는 올해 5월 5.74%로 0.22%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그동안 시중금리가 인하됐음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 금리는 5.46%에서 5.51%로 오히려 높아졌다.

대출잔액을 기준으로 계산해도 기업대출 금리가 0.25% 하락하는 동안 가계대출 금리는 0.08%포인트 떨어지는데 그쳤다. 시중금리 인하에 따른 혜택을 서민 가계 보다 기업이 3배 이상 누린 셈이다.

가계대출 금리가 이처럼 높게 적용된 것은 CD금리가 거의 제자리 걸음을 한데다 정부의 대출규제로 대출이 어려워진 탓으로 분석된다.

기업대출이 대부분 금융채 등에 연동돼 시장금리를 제대로 반영하는 것과 달리, 가계대출은 절반 가량이 CD금리에 연동돼 결정된다.

금융전문가들의 설명에 따르면 CD 연동 대출은 가계대출, 그중에서도 생계자금용인 단기대출에 많다.

실제로 CD금리는 지난해 5월에서 올해 5월까지 3.59%에서 3.54%로 0.04%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쳤다.

금융기관들이 담합해 CD금리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금리조작으로 인해 서민들만 피해를 본 것이다.

가계대출을 통한 금융기관의 폭리는 예대마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잔액기준 총대출 예대마진은 지난해 5월 3.0%포인트에서 올해 5월 2.85%로 0.15%포인트 감소했지만 가계부문의 예대마진은 0.06% 낮아지는데 그쳤다.

반면 기업 부분의 예대마진은 0.23%나 하락했다.

시중금리 인하와 예대마진 축소로 인한 혜택이 기업에만 집중돼 있고, 일반 가계는 금융기관의 '봉' 노릇을 하고 있음을 여실히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