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 잇단 악재로 급락, 우리금융 매각도 '불투명'

2012-07-24     임민희 기자
최근 은행주들이 일제히 급락하며 저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은행권이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적립과 영업이익 감소 등으로 2분기 실적부진이 예상되는데다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담합 의혹' 파문, 스페인 국채금리 상승으로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금 고조되면서 금융주 전체에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하반기에도 은행주 저평가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27일 예비입찰 마감을 앞둔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등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우리․하나금융지주 등 대형은행주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은행주 가운데 업계 1, 2위를 달렸던 신한금융과 KB금융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은행주별 주가동향을 살펴보면 신한금융은 지난 3일 종가 4만900원을 기점으로 줄곧 하락세를 보여 20일이 지난 23일에는 전일대비 1천450원(-4.08%) 하락한 3만4천1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KB금융도 지난 3일 종가 3만8천200원에서 줄곧 내림세를 기록, 23일 현재 전일대비 1만250원(-3.61%) 떨어진 3만3천400원을 보였다. 이날 하나금융 주가는 전일대비 -2.26% 내린 3만2천450원, 우리금융은 -3.26% 빠진 1만400원, 기업은행은 -1.67% 내린 1만1천750원으로 동반 하락했다.

이와 관련,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CD금리 답합설'과 그로 인한 소비자 집단소송 우려가 시장에 심리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쳤고 저축은행 인수나 은행권 2분기 실적부진, 여기에 최근 유럽 상황에 대한 우려감이 더해지면서 은행주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은행업종별 주가흐름에 대해 "신한금융은 물론 KB금융, 우리금융도 최근 주가가 많이 빠졌는데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보면 KB금융이나 하나금융은 0.5~0.6배 수준인데 반해 신한금융은 0.7~0.8배로 여전히 은행업종 대비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임일성 신영증권 연귀위원도 "최근 CD금리 담합 문제 등의 국내요인과 23일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7%대로 치솟은데 대한 우려감으로 은행주가 급락했다"고 진단했다.

하반기에도 은행주들의 저평가 기조가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면서 사흘 앞으로 다가온 우리금융 민영화 향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유력 후보인 KB금융지주의 인수참여 여부가 관건이지만 설령 인수자로 나선다고 해도 은행주가 워낙 저평가되어 있어 '공적자금 회수극대화'라는 민영화 원칙을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증시전문가들은 은행주가 하락이 우리금융 민영화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금융 매각과 관련, 시장분위기가 냉랭한데다 여야 정치권 모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어 성공여부를 섣불리 낙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김인 연구위원은 "은행들이 올해 CD를 발행하지 않았고 3개월 기준으로 봐도 은행채를 발행하는 게 더 싸기 때문에 굳이 CD로 살 이유가 없어 실제 담합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며 "다만 CD금리가 올해 들어 시장금리보다 15bp정도 덜 빠졌기 때문에 정부쪽에서 가계대출 금리인하를 유도할 것으로 보여 은행의 수익성이 금리인하와 더불어 하반기에도 여전히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주가하락과 우리금융 매각 상관성에 대해 "사실상 우리금융을 인수할 수 있는 곳은 KB금융이 유일한데 실제로 KB가 이번 예비입찰에 참여할지는 27일이 돼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만약 두 은행 간 합병이 성사된다면 은행 전체적으로 지각변동이 일어나니까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