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아 반가워'.. 라면 카레 도시락 판매 기지개 편다
불황이 식품의 소비패턴을 바꾸고 있다. 라면 카레등 불황형 상품이 뜨고 고가제품은 고전하는 불황형 소비패턴이 자리잡고 있다. .
시장조사기관인 AC닐슨에 따르면 올 상반기 농심·삼양식품·팔도 등 국내 주요 라면업체의 매출은 약 9천26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3% 늘었다.
라면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정체국면에 놓인 것과 비교하면 예상 보다 높은 수치다. 지난해 상반기의 경우 라면 매출은 1.3%성장에 그쳤다.
특히 컵라면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올 1~4월 편의점 컵라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늘어난 790억원으로 집계됐다.
관련 업계에서는 경기침체 여파로 라면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인 불황형 식품으로 꼽히는 라면은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8년에 전체 매출이 16.5%나 증가했다. 또 미국발 금융위기가 덮친 2008년에도 13%의 고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카레를 비롯한 즉석 식품의 매출 증가도 눈에 띈다.
오뚜기는 즉석 식품인 옛날사골곰탕의 올 상반기 판매량이 작년보다 45% 늘었고, 즉석 카레인 그대로카레는 14% 증가했다. 꽁치 통조림 판매량도 111%나 늘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으로 외식을 줄이는 알뜰 소비족이 늘어나면서 카레 등 즉석요리 제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이 점심값을 줄이려는 노력에 힘입어 도시락 판매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도시락 프랜차이즈 1위 한솥도시락은 지난 5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또 같은 기간 편의점 도시락 매출액은 두 배 이상 급증했다. 1천원짜리 아이스 커피 판매도 늘었다.
이 외에도 롯데마트에선 가공식품 매장의 봉지 빵 매출이 상반기에 20.9% 증가한 반면 매장 내 베이커리 빵 매출은 22.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추세에 맞춰 대형할인점과 편의점 등은 비교적 값싼 자체브랜드(PB)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소비자들의 식품 구매패턴까지 바꿀 정도로 경제 전반에 불황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졌다는 뜻이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정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