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업계 후계자 성적 엇갈려..한국.넥센 '호호' 금호'울상'
올 초 경영 바통을 이어받은 타이어 업계 2세들의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타이어 조현범 사장과 강호찬 넥센타이어는 조로운 출발을 보인 반면, 금호타이어 박세창 부사장은 노사분규로 몸살을 앓으며 홍역을 치루고 있다.
국내 3대 타이어업체인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는 공교롭게도 올해 후계자들을 경영일선에 내세우며 본격 경영권 승계작업에 나섰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5월말 사업 분할을 통해 지주회사는 장남 조현식 사장이 맡고, 타이어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는 차남인 조현범 사장이 책임지게 했다.
회사 측은 단순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자리이동일 뿐이라고 밝혔지만 재계에서는 그룹의 모든 매출이 한국타이어에 집결된 만큼 두 형제의 역할분담을 통한 경영권 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당장은 조현식 사장이 지주사를 맡아 주도권을 갖게 됐지만 동생 조현범 사장도 사실상 그룹의 전부라 할 수 있는 회사를 이끄는 중책을 맡아 밑질 게 없다는 평가다.
이에 앞서 넥센타이어도 올해 초 공개매수를 통해 넥센을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2세인 강호찬 사장은 넥센타이어 주식을 지주사인 넥센에 현물 출자하는 방식으로 지분율을 12.6%에서 50.5%로 높이며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이를 통해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하고 2세 경영시대를 활짝 연 셈이다.
금호타이어 박세창 부사장은 올 초 승진 후 지난 6월4일 열린 신제품 발표행사에 첫 공식 발걸음을 하며 본격적인 3세 경영행보에 나섰다.
일단 실적면에서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올 1분기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의 영업이익률은 13.7%와 12.5%를 기록해 7.1%에 그친 금호타이어에 비해 수익구조에서 한 걸음 앞서갔다.
2분기 들어서도 한국타이어는 매출 1조8천436억원, 영업이익 2천155억원의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률도 11.6%로 여전히 높다.
넥센타이어는 2분기에 매출 4천200억원, 영업이익 500억원을 올릴 것으로 추산된다. 영업이익률이 12%에 육박하는 준수한 성적이다.
이에 반해 금호타이어는 노조파업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이달 초 시작된 파업과 노사협상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부분파업으로 타이어 81만개에 달하는 생산 차질을 빚은 상태이고, 현재 8월5일까지 휴가에 돌입한 상황이라 노사갈등은 8월까지 이어지게 됐다. 워크아웃 중인 기업에서 2년 연속 파업이 발생하기는 금호타이어가 처음이다
금호타이어는 노조 파업으로 660억원 이상의 매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타이어는 당초 타이어 3사 가운데 가장 가파른 실적 개선을 이룰 것으로 전망됐지만 파업으로 울상을 짓게 됐다.
의욕적인 출발을 다짐했던 박 부사장은 파업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트위터를 통해 "다들 한번 해보자고 기를 쓰며 노력하고 있는 와중에 사람 기운 빠지게 만드네"라고 하소연을 했을 정도다.
타이어업계 2, 3세 경영인의 한판 승부가 하반기 이후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을 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