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때리기 그만!"…삼성전자 휴대폰 광고 착해진 까닭은?

2012-08-07     이근 기자

최근 수년간 애플을 겨냥한 공격적 메시지로 논란이 됐던 삼성전자의 휴대폰 광고전략이 최근 달라졌다.


애플 때리기를 통해 노이즈 마케팅의 중심에 섰던 것과 달리, 자사 제품에만 초점을 맞추고 감성적인 이미지 전달에 힘이 실린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달초 미국 시장에 ‘갤럭시S3'의 새로운 TV 광고를 선보였다.


‘갤럭시S3'의 기능 중 ‘올 쉐어(All Share)’와 ‘사진 공유 기능’에 초점을 맞춘 광고로, 해변과 회의실, 가족 모임을 다루고 있다.


또 런던올림픽에 맞춰 NFC(근거리 무선통신)를 활용한 기능을 보여주는 광고도 선보였다.
 


▲ 삼성전자가 런던올림픽용으로 선보인 갤럭시S3 광고


 

제품의 특징을 부각시켜 감각적인 영상과 함께 보여주는 일반적인 광고지만 지금까지 삼성이 내보낸 광고를 생각하면 놀라운 변화다.


과거 삼성전자는 ‘갤럭시S2' 미국 TV광고 때 애플스토어에서 아이폰을 기다리는 소비자를 노골적으로 조롱해 논란을 빚었다.


작년 말에는 애플의 ’아이폰4S‘ 광고에 출연했던 소녀 모델을 자사의 갤럭시탭 광고에 투입해 애플 팬들에게 제품에 이어 광고까지 카피하려 한다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09년 말 '옴니아2'를 출시하면서 아이폰 비난 광고를 했던 일도 있다.


아이폰이라는 말을 직접 쓰지는 않았지만 '배터리 분리도 안 되는 외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많아도 정작 게임 앱은 못 쓰는 스마트폰'이라는 광고로 아이폰을 대놓고 '디스'했던 것.

 

▲ 논란이 됐던 삼성전자 갤럭시S2 TV 광고


전문가들은 이 같이 '착해진' 삼성전자의 광고전략이 달라진 업계 위상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갤럭시S3, 갤럭시노트 등의 휴대폰을 약 5000만대 이상 판매, 2600만대를 기록한 애플의 아이폰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이 같은 상황에서 노골적인 비교 광고는 이미지 실추의 우려만 낳을 뿐 더 이상 필요치 않다는 것이다.


또한 애플과의 재판이 끝나지 않은 것도 이유다.


한 전문가는 "지금 삼성전자가 미국 시장에서 노이즈 마케팅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애플과의 재판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비난 광고를 하는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의 마케팅 방향이 ‘감성’에 무게감을 더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도 착해진 이유다.


그간 삼성전자는 경쟁사와의 비교와 압도적인 제품의 성능만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주로 펼쳤다.


하지만 최근 들어 유로2012 개최지 폴란드에서 축구를 활용한 마케팅, 맹인학교 학생들이 직접 촬영한 사진작품을 활용한 마케팅 등 감성적인 접근을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다.
 
내부 관계자는 “제품의 성능만 존재할 뿐 경쟁사에 비해 감성적인 세련미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경쟁사와 비교 당하던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과거부터 노력해 온 것이 최근 기록한 높은 실적과 함께 맞물려 부각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에는 애플이 과거 삼성이 했던 성능 위주의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방법만 달라졌을 뿐 경쟁사에 대한 비난은 그대로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전자업계의 또 다른 전문가는 “삼성의 이번 광고를 보면 아이폰에 없는 기능만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아이폰에 없는 공유 기능을 부각시킴으로 간접적으로 아이폰의 약점을 공격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문가는 “아이폰5가 출시된 이후에는 다시 예전의 비교 광고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갤럭시S3와 아이폰5가 맞붙게 될 올 후반기에도 삼성전자의 착한 광고가 계속될지 두고 볼 일이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