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강펀치에 HTC 스마트폰사업 '철퍼덕'
한때 안드로이드폰을 대표하며 스마트폰 업계의 신흥 강자로 떠올랐던 대만의 HTC가 삼성전자와 애플의 협공을 견디지 못하고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올해 2분기 HTC는 매출 91억 대만달러(한화 약 3천418억), 순익 74억 대만달러(한화 약 2천780억)를 기록했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7% 감소 하였고 영업이익은 58%로 낙폭이 더 컸다. 이로써 HTC는 3분기 연속 영업이익 감소를 보였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삼성전자, 애플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확대에 있다. 삼성의 갤럭시 시리즈와 애플의 아이폰에 줄곧 밀린 가운데 지난 4월 의욕적으로 출시한 원(One) 시리즈가 시장에서 외면 받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에 따라 불과 1년 만에 HTC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5분의 1로 줄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지난해 2분기 10.7%였던 HTC 점유율이 올해 2분기 2.2%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1천200만대였던 판매량은 920만대로 뒷걸음질을 쳤다. 삼성전자가 5천20만대, 애플이 2천620만대를 판매한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IDC의 라몬 라마스 애널리스트는 "애플, 삼성에 비교하면 HTC 마케팅 지원이 취약한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샌포드 번스타인의 피에르 페라주 애널리스트는 "삼성과 애플은 HTC보다 마케팅에 각각 6배와 4배가 넘는 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고 설명했다.
HTC는 연속 실적 부진에 시달리면서 주가도 연일 급락해 지난 7일에는 연중 최고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40대만달러(한화 약 9천원)로 장을 마감했다. 올해 들어 최저 수준으로 시가총액이 1조1천267억원 가량 날아갔다.
악재가 연발하자 HTC는 세계적으로 대대적인 감원을 단행하고 있다. 브라질 사업소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연구소도 정리했다. 급기야 지난 30일에는 한국법인 철수를 결정하고 절차를 밟는 중이라고 밝혔다.
HTC는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업이었다.
구글과 직접 협력해 첫 안드로이드 레퍼런스폰인 ‘넥서스원’을 만들었으며, 자체 동영상 서비스인 ‘HTC 와치’도 선보이는 등 의욕적으로 사업을 펼쳐왔다. 하지만 결국 애플과 삼성전자의 공세에 밀려 주저앉고 있는 상황이다.
[마이경제뉴스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강병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