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전쟁, LG화학은 '먹구름' 삼성SDI는 '햇살'?

2012-08-13     유성용 기자

LG화학 김반석 부회장과 삼성SDI 박상진 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2차전지 사업에서 두 회사의 명암이 하반기에 엇갈릴 전망이다.


2분기에는 두 회사 모두 실적이 호조를 보였지만 하반기 이후 LG화학은 고전이, 삼성SDI는 가파른 상승이 예상되는 분위기다. 


13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LG화학은 2분기 2차전지 사업부문에서 매출 6천772억원, 영업이익 307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전분기 매출 5천624억원, 영업이익 135억원에 비하면 각각 20%와 27.4% 증가한 수치다.

삼성SDI도 2차전지 부문에서 8천7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전분기 대비 17% 증가한 수치이자, 분기 최대 매출 기록이다.


세계 2차전지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두 회사이지만 하반기 전망은 희비쌍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시장 활성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연초 8천억원으로 전망했던 올해 2차전지 부문 매출을 6천억원으로 30% 정도 하향조정했다.

LG화학은 올 2분기 상업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던 미국 미시건주 홀랜드의 전기차용 2차전지 공장도 아직 가동하지 못한 상황이다.

또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작년 말부터 진행중인 2차전지 분리막 특허 분쟁애서 특허심판원이 최근 LG화학의 특허를 무효로 결정한 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LG화학 김반석 부회장(왼쪽), 삼성SDI 박상진 사장


반면 삼성SDI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판매가 활황을 보이며 주력품목인 소형 2차전지 수요가 늘것으로 기대돼 더욱 가파른 실적 상승세가 예상되고 있다.


올 4분기에는 분기 매출이 1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힘입어 삼성SDI는 올 하반기 자동차용 2차전지 사업에서도 적극 뛰어들  방침이다. 작년 BMW, 포르쉐 등과 공급계약을 체결한 삼성SDI는 내년 3~4월 전기차용 전지를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다만 최근 끝없이 불거지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 보쉬와 결별설은 불안요소다. 보쉬와 결별하게 될 경우 회사가 계획하고 있는 유럽 자동차 브랜드에 대한 전지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LG화학은 현재 시장에 출시된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배터리 시장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반면 삼성SDI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소형 전지를 주력으로 하면서 보쉬와 합작사인 SB리모티브를 통해 배터리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김 부회장과 박 사장 등 양사의 최고경영자(CEO)는 최일선에서 2차전지를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사업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화학 김 부회장은 지난 2006년 취임 이후 석유화학부문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고 해외진출을 이뤄내며 6천700억원이던 영업이익을 작년 2조8천억원으로 4배 이상 키웠다.

최근에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사업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진두지휘하고 있다. LG화학의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연구법인을 수시로 찾아 진척사항을 점검하고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최고경영자를 직접 만나며 미국 포드, 중국 창안기차, 유럽 르노 볼보 등과 공급계약을 이뤄냈다.

박 사장은 지난 5월 삼성 이재용 사장과 함께 독일을 방문해 폭스바겐 마틴 빈터콘 회장을 만나는 등 2020년까지 매출 24조원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야심을 밝혔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