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원 칼바람' 르노삼성, 직원 1인당 매출은 현대차 압도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최근 판매 부진으로 인원감축에 들어간 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체들 가운데 직원 1인당 매출이 현대차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시장 점유율 1위인 현대자동차의 1인당 매출은 르노삼성 보다 1억원 이상 낮아 눈길을 끌었다.
14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작년 5천746명의 직원이 4조9천81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직원 1인당 8억6천600만원의 매출을 올린 셈으로 국내 완성차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어 기아차가 1인당 매출 8억5천500만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이 회사는 3만2천411명의 직원이 27조7천42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점유율 1위 업체인 현대차는 1인당 매출이 르노삼성보다 1억원 이상 적은 7억4천900만원으로 4위를 기록했다. 5만7천105명 직원이 42조7천74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쌍용차는 1인당 6억4천200만원의 매출을 보였으며 한국지엠은 8억7천900만원으로 가장 높은 매출 효율을 보였다.
아울러 르노삼성은 가장 적은 월급을 주면서도 최고의 매출 효율을 기록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직원 1인당 매출액을 평균급여로 나눈 값이 르노삼성이 28배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한국지엠이 13.5배 쌍용차가 11.8배, 기아차 10.1배, 현대차 8.4배 순이었다.
르노삼성의 작년 평균 급여액은 3천900만원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8천900만원과 8천400만원으로 2.5배 가량 높았다. 한국지엠과 쌍용차 역시 6천500만원과 5천400만원으로 르노삼성보다 평균 급여가 높았다.
하지만 1인당 매출과 급여 대비 매출이 실적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특히 르노삼성은 지난해 2천15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한국지엠 역시 영업이익이 1천137억원으로 이익은 냈지만 영업이익률은 0.7%의 업계 최저수준에 그쳤다.
반면 르노삼성에 비해 1인당 매출과 급여대비 매출이 떨어지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 영업이익을 4조7천700억원과 1조9천70억원이나 냈다. 영업이익률 또한 11%와 6.8%로 경쟁사를 압도했다.
르노삼성의 이같은 부진은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판매량 감소에 기인한다.
르노삼성은 올들어 7월까지 내수 3만5천654대 수출 5만8천265대로 전년 대비 각각 43%, 26.6% 판매가 줄었다. 2년전 내수 3위를 기록했을 당시 같은 기간 국내 판매량이 9만7천700여대였던 점에 비춰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추락한 셈이다.
결국 르노삼성은 인력 감축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꺼내들었다.
최근 구조조정을 통해 연구개발과 디자인 부문 1천여명을 제외한 4천500여명 전원이 희망퇴직 대상자가 됐다.
회사 관계자는 “비용절감이나 자체적인 경영개선 노력만으로는 이미 위기를 극복할 수 없는 상황에 다다랐기에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지난 2000년 외환위기 이후 삼성그룹이 내놓은 승용차부문을 프랑스 르노가 인수하면서 탄생한 국내 1호 외국계 자동차 업체로 인력 감축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