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60년간 국내 10대 기업 '영예'지켜왔다
LG그룹이 1950년대부터 60여년간 꾸준히 국내 10대기업에 이름을 올린 유서깊은 기업으로 조사됐다.
또 재벌이 형성되기 시작한 1960년대에 10대 그룹에 속했던 재벌그룹 가운데는 삼성과 락희(현 LG)만 현재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는등 격동의 세월을 거치며 기업의 부침이 극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글로벌 10대 기업에는 GM과 엑손, 모빌, GE 등이 수십년간 건재하고 있어 해방이후 우리 경제가 급속한 변화와 성장을 겪었음을 알 수 있다.
CEO 및 기업 실적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광복 67주년을 맞아 1955년부터 최근까지 국내외 10대 기업 순위를 조사한 결과 1955년 우리나라 1위 기업은 삼양사였다.
또 대한석탄공사, 한국산업은행, 락희화학(현 LG화학), 금성방직(쌍용그룹 모태), 전남방직, 북삼화학공사(현 동부하이텍), 한국비료공사(현 삼성정밀화학), 현대건설, 남익사가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기준 10대 기업은 1위 삼성전자와 2위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SK이노베이션, 포스코, LG전자, 현대중공업, GS칼텍스, 한국전력공사, 기아자동차, S-Oil 순이었다.
공기업화된 일부회사를 제외하곤 현재도 10대그룹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회사는 범 LG그룹의 모태가 된 락희화학이 유일하다.
10대 그룹 순위 역시 크게 바뀌었다.
1965년 10대 그룹은 1위 삼성, 2위 삼호, 3위 삼양을 비롯해 개풍, 동아, 락희, 대한제분, 동양, 화신, 한국유리였다.
해방이후 줄곧 1, 2위를 다투던 삼성이 현재 1위를 달리고 있고, LG로 탈바꿈한 락희가 4위에 이름을 올렸을 뿐 나머지 그룹은 전부 바뀌었다.
올해 10대 그룹은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포스코, 현대중공업, GS, 한진, 한화 순이다.
기업과 그룹 순위 못지 않게 업종에서도 큰 변화가 있었다.
1950년대와 1960년대만 해도 섬유와 목재가 주력이었던 반면 1980년대 종합상사 전성기를 거쳐 현재는 전자와 자동차가 우리 경제를 이끌고 있다.
1955년 10대 기업 중 방직 회사가 2곳을 차지했으며, 1965년에는 금성방직과 판본방직, 경성방직이 2~4위를 싹쓸이하고 동일방직이 7위를 기록하는 등 방직업 전성시대를 이뤘다.
1960년대 들어 수출및 건설업이 확대되면서 동명목재와 대성목재가 각각 1위, 5위를 차지했고 밀가루와 설탕 기업 2곳(대한제분 제일제당)이 9~10위에 올랐다.
1970년대는 종합상사와 화학섬유의 부상이 눈에 띈다.
제일제당과 삼양사, 동양나이론 등 섬유화학업체가 1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고 삼성물산과 대우실업(현 대우인터내셔널) 등 종합상사도 10위권에 등장했다.
또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가 8위에 랭크되며 전자산업의 본격적인 태동을 알렸다.
1980~90년대는 종합상사 전성기였다.
1985년에는 삼성물산과 대우, 현대상사가 10대 기업 1~3위를 석권했다. 이 시기에는 유공(현 SK), 포항제철(현 포스코), 호남정유(GS칼텍스 전신) 등 중화학공업이 초석을 쌓기 시작한 시기였다.
1995년에는 삼성물산, 현대상사, 대우, LG상사 등 종합상사 빅4가 모두 10대 기업에 들었다. 또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 포스코, LG전자 등 제조업체가 추가됐다.
2000년대에는 전자에서 IT.통신으로 산업영역이 확대됐다.
2005년 10대 기업에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한국전력공사, 국민은행, 포스코, SK, 기아자동차, GS홀딩스, SK네트웍스가 포함됐다.
2011년에는 전자, 자동차, 통신, 유통, 철강, 정유, 항공 등 다양한 업종이 10대 기업을 구성해 우리나라 산업 구조가 다변화하고 성숙해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10대 기업의 이름이 싹 바뀐 것과 달리 글로벌 10대 기업은 절반 가까이 유지됐다.
1955년 글로벌 10대 기업 가운데 GM, 엑손, 모빌(엑손과 합병), GE가 현재까지 여전히 1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 1965년 글로벌 10대 기업 가운데는 GM과 엑손, 모빌, 포드, GE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만 패니메이(Fannie Mae), 버크셔 해서웨이,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금융 관련 기업이 지난해 10대 기업에 대거 이름을 올려 세계 경제가 금융산업위주로 재편됐음을 보여준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우리나라는 소규모 방직회사를 시작으로 글로벌 전자, 자동차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그러나 규모면에서 에너지 등 기초산업을 중심으로 한 포춘의 10대 기업에 비해서는 아직도 갈길이 멀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이 165조원인데 비해 글로벌 1위 기업인 월마트는 무려 464조원이 넘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