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우리제품 써야지!"…'애사심 마케팅' 논란

2012-08-21     강병훈 기자

대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자사 제품 사용을 지나치게 권고하거나 강요해 논란이 되고 있다.


LG그룹이 계열사 직원들에게 LG전자 휴대폰 사용을 권고하는가 하면, 삼성전자는 회사 내에서 태블릿 PC는 ‘갤럭시탭’ 사용만 허락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구미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직장인 박 모씨는 최근 회사에서 LG전자가 어려우니 휴대폰을 바꾸라는 권고를 받았다며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부당함을 제보했다.  


실제로 최근 LG 일부 계열사가 임직원을 대상으로 휴대폰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LG 휴대폰 사업을 돕기 위한 방안으로 임직원들의 휴대폰 사용실태를 조사해 LG제품 사용을 권고 하고 있다는 것.


LG 계열사 한 임원은 "2분기에 휴대폰 부문이 다시 적자전환 되면서 LG전자 쪽에서 다른 계열사 직원들의 휴대폰 사용실태를 알아보라는 지시가 내려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하지만 회사가 휴대폰 기종 변경만 강요할 뿐 위약금 보상 같은 지원책은 외면하고 있다는 게 직원들의 불만이다.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에서 일하는 이 모씨는 "2년 약정으로 계약한지 이제 막 3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지금 해지하게 되면 많은 위약금을 물게 된다"며 "회사가 아무 지원 없이 무조건 기종을 바꾸라고 하는 건 너무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LG 관계자는 "휴대폰 사용실태 조사는 그전에도 있었다"며 "자체적으로 집계하는 것일 뿐 LG 휴대폰 사용을 강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삼성전자의 경우는 태블릿 PC 사용에 제약을 가하는 형태로 자사 제품 이용을 유도하고 있다.


당초 삼성전자는 기술유출 방지를 위해 보안설비를 강화하면서 태블릿PC 사용을 원천 금지했다. 다양한 기능을 갖춘 태블리PC가 정보 유출수단으로 악용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방침은 삼성전자가 태블릿PC ‘갤럭시탭’을 출시하면서 바뀌었다. 갤럭시탭에 대해서만 이용금지 조차가 풀린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더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갤럭시탭 구매를 적극 장려하고 나섰다. 삼성 임직원이 태블릿 PC ‘갤럭시탭’을 구입하면 회사내 사용이 허락되는 것은 물론, 약 2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을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밝혔다.


해당 기업 입장에서는 경쟁사에 비해 열세에 놓인 자사 제품을 키우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겠지만 또 한편에서는 '강요된 애사심'이 보기 좋지 않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마이경제뉴스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강병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