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구매대행 쇼핑몰 곳곳 함정, 빠지면 못나와

배송비·관세 환불절차등 구매조건 확인..먹튀몰 체크도 필수

2012-08-21     민경화 기자

오픈마켓 (옥션 G마켓 11번가 인터파크)이나 개인 온라인몰을 통해 해외구매대행으로 제품을 취급하는 판매자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관련 소비자 피해가 좀처럼 끊이지 않고 있다.

구매대행의 경우 배송일자 지연이나 단순 변심으로 인해 구매취소를 할 경우 배보다 배꼽이 큰 반품배송비로 인해 울며 겨자 먹기로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직수입 제품에 부과되는 '추가 배송비'나 '관세'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판매자 측과 갈등을 빚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해외에서 제품을 가져오기 때문에  배송기간이 길다고 시간을 벌다 잠적하는 일부 먹튀 온라인몰의 불법적인 영업으로 인한 피해도 점차 커지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접수되는 관련 피해제보만 하루에 10여건을 웃돈다.

서울특별시전자상거래센터에 접수되는 사기사이트 역시 해외구매대행으로 수입제품을 판매 후 연락 두절하는 업체가 많았다.


해외직수입 제품을 구매대행할 경우 관세나 반품비 등 조건을 사전에 확인하고 배송지연 등 사고를 대비해 지급거절이 가능한 신용카드로 할부결제하는 것이 안전하다.

◆ 해외구매대행 배송비 상품값의 3배 '배보다 배꼽'

서울 중구 황학동에 사는 임 모(남.37세)씨는 최근 오픈마켓에서 오토바이 부품을 4만원대에 구입했다 배송비 폭탄을 맞았다.

독일에서부터 배송되는 부품으로 국제 운송료 1.5kg기준 2만4천500원, 현지 운송료 2만3천440원, 수수료 9천201원으로 부품비용까지 총 9만7천140원을 결제했다.

배송이 되기만 기다리던 중 '무게 추가로 인해 4만9천500원을 추가 결제해야 한다'는 문자메시지가 수신됐다.

판매페이지에 추가결제 부분에 대해 상세한 안내가 없었다는 것이 임 씨의 주장.

임 씨는 "해외배송의 경우 구매 취소 시 엄청난 반품비용 등을 부담해야 한다는 점을 악용하는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픈마켓 관계자는 “판매페이지에 나와 있는 1.5kg에 대한 무게 외에 국제항공운송협회기준으로 측정하는 무게에 따라 추가요금이 발생한 것으로 판매페이지에 ‘실무게와 예상무게의 차이로 인한 추가요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안내되어 있다”고 말했다.

◆ 관세 적용 기준 가볍게 여겼다 낭패

해외에 거주중인 강 모(여.38세)씨는 해외구매대행으로 수입화장품을 구입 시 관세를 가볍게 여겼다 낭패를 겪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26일 온라인몰에서 14만원에 판매 중인 해외 유명 브랜드 화장품을 배송비 포함 총 15만7천900원에 구매했다.

현재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17만9천원에 판매중인 제품. 관세가 우려된 강 씨는 구매 당시 요청사항란에 'used, gift 란 문구를 적어달라'고 기재했다. '중고품'이나 '선물용'으로 수입될 경우 운이 좋으면 관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

하지만 판매자가 허위사실을 기재할 수 없다며 강 씨의 요청사항을 거절하면서 결국 한화로 약 5만원 상당의 관세를 지불하게 됐다.

가격이 풀쩍 뛰어 오프라인 매장가보다 비싸지자 강 씨는 구매 취소 후 환불처리를 요구했지만 그마저 쉽지 않았다. 이미 해외에서  물품이 배송된 상태라 반품 배송비 등을 모두 부담해야 한다는 것.

이에 대해 온라인몰 관계자는 “허위 사실 요구를  이행해야할 의무가 없다”며 "해외배송 제품의 경우에도 기본 원칙에 따라 수신 후 7일 이내 환불이 가능하지만 구매자 변심으로 인한 환불 시 발송 및 반품 배송비 모두 구매자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관세청에 따르면 수입품의 관세는 물품가격, 운임료, 보험료를 포함해서 적용되며 품목에 따라 요율도 달라진다.

◆ 배송지연되던 온라인몰 결국 먹튀, 제품마저 짝퉁? 

경남 하동군 횡천면에 거주하는 정 모(여.27세)씨는 올 5월 초 해외직수입 온라인몰 플라이멀티에서 의류를 구입했다 먹튀 피해를 겪었다.

정 씨는 아베크롬비와 홀리스터 제품을 직수입해 판매하는 사이트에서 5만8천원에 티셔츠를 구입했다.

구입 후 2주가 지나도록 물건을 받지 못해 정 씨가 해당 사이트로 배송 지연을 문의하려고 게시판에 들어가 보니 자신처럼 배송 지연으로 환불을 요청하는 글들이 빼곡했다. 앞서 제품을 받은 일부 구매자들마저 '짝퉁'에 대한 의혹으로 불만이 들끊고 있었다.

하지만 업체 측은 간간히 작성하는 답글마저 비밀글로 처리하고 있어 도무지 어떤 내용인지조차 확인할 수 없었다고.

사이트에 기재된 상담 번호도 연결이 되지 않아 정 씨는 급한 마음에 게시판에 환불을 요구했지만 3개월이 지나도록 환불을 받지 못해 발만 구르고 있다.

정 씨는 "설마 내가 먹튀몰에 당할 줄은 몰랐다. 사이트가 그럴 듯 하게 만들어져 있고 구매 시에는 후기글도 좋은 내용이 많아 전혀 의심하지 못했다"며 기막혀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민경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