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은행 또 '고배당' 논란..바람잘 날 없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은행)이 또다시 '고배당' 논란에 휩싸이면서 눈총을 사고 있다.
SC은행은 그간 부정적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스마트지점 확대와 사회공헌 활동 등 고객신뢰 회복에 주력했으나 과도한 배당 추진으로 다시 찬물을 뒤집어쓰게 됐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SC은행은 실적악화에도 불구하고 2천억원의 중간배당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SC은행 측에 바젤Ⅲ 도입과 글로벌 금융위기 등 위기상황을 대비해 자본적립을 늘리고 배당은 최소화할 것을 요구한 상태다.
SC은행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 2500억원(대손준비금 반영 후 조정이익) 가운데 79.1%인 2천억원을 대주주인 SC금융지주에 현금배당할 계획이었다. 또 SC금융지주는 모회사인 영국 SC그룹에 1천500억원 가량을 배당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고배당 자제' 권고와 비난여론이 거센 만큼 배당금액을 낮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C은행은 앞서 2010년 3월 2천500억원, 9월 1천억원, 2011년 3월 1천억원, 9월 1천억원 등 총 5천500억원을 모두 현금배당해 수차례 '고배당' 논란을 일으켰다.
SC은행 관계자는 "얼마를 배당할지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며 "배당은 기업의 자율권한이지만 금융당국이 고배당 자제를 권고했기 때문에 현재 금감원과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며 오는 6일 이사회에서 최종 금액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SC은행은 고배당 논란 외에도 수년째 지속돼온 실적악화와 은행권 최장기 파업, 매각설 등 갖가지 악재로 곤욕을 치뤘다. 더욱이 지난 6월에는 SC은행 서울 모지점에서 근무하던 중소기업 영업담당 직원이 과도한 실적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해 적지 않은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때문에 SC은행은 이미지 제고를 위한 다양한 자구책을 시도해 왔다. 스마트브랜치 확대, 영업시간 연장, 중소기업 대출금리 인하 등을 통해 고객신뢰 회복에 팔을 걷어 부쳤다. 또한 '착한 도서관 프로젝트'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도 벌였다.
실제로 SC은행은 모바일뱅킹 시대를 맞아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와 종로에 각각 스마트뱅킹센터 1, 2호점을 개점하고 올해에도 '가산 스마트뱅킹센터' 설립에 이어 여의도, 선릉역 등지에 9개의 스마트뱅킹센터를 추가로 신설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 3일부터 역세권 또는 주택밀집지역, 오피스 특화지역 등 10개 영업점에 대해 '영업시간 연장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지점, 무역센터지점 등의 경우 최대 오후 7시 30분까지 확대 운영해 지역 주민의 편의를 도모했다.
최근에는 고금리와 각종 수수료 면제 등의 우대혜택을 모은 ‘마이 프리미엄 통장’을 출시했고 중소기업의 경우 신규대출에 한해 현17%인 최고금리를 1~2%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하지만 SC은행이 실적악화 등을 고려하지 않고 고배당을 강행할 경우 고객들의 불신감만 증폭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노조의 반발도 예상된다. 현재 SC은행 노사는 성과급제 도입 등 민감한 현안이 남겨 두고 협상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서성학 SC은행 노조위원장은 "배당문제는 아직 확정이 안 돼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며 "성과급제 도입과 후선발령준칙 개정은 은행권 임단협이 타결된 후에야 협의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 위원장은 최근 영업시간 연장에 대해 "노사 합의로 3개월간 운영해본 후 직원과 고객반응 등을 살펴 재논의키로 했다"며 "여론이 좋으면 점포수나 영업시간을 좀 더 확대하겠지만 그 반대일 경우 다시 원상 복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