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현금확보 총력전…대한통운 인수 부담 털기?

2012-09-12     이경주 기자

CJ제일제당과 일부 계열사가 공장과 부지, 물류센터 등을 매각해 현금확보에 나서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CJ그룹이 대한통운을 인수한 뒤 전체적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된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0일 양산 밀가루 공장과 부지를 '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622억원에 매각했다. 5년 동안 임대료를 내며 건물을 사용하고 다시 사들인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 뿐 아니라 CJ GLS와 CJ시스템즈도 택배물류센터와 IT센터 등을 매각해 이목을 끈다.


CJ제일제당 등이 자산매각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선 까닭은 대한통운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다소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특히 그룹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의 경우 단기차입금이 크게 늘어난 반면, 현금자산은 그 절반에 불과할 정도로 유동성에 압박이 가해진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이 1년 안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올 상반기말 기준으로 1조6천21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0년말까지만 해도 단기차입금이 1조원을 약간 상회했으나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지난해말 단기차입금 규모가 2011년 약 1조9천억원으로 늘었다가 올 상반기에 약 1조6천억원으로 다소 감소했다.


CJ제일제당은 2011년 12월 30일자로 대한통운 주식 26.35%를  8천914억5천700만원에 인수했다.


이에 비해 CJ제일제당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상반기말 기준으로 7천645억원에 불과하다. 이번 자산매각을 통해 조달된 현금 622억원을 더 해도 8천267억원으로 단기차입금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해 말 농협 및 시중은행으로부터 차입한 5천억원을 올 12월 말까지 갚아야 하는 것을 감안하면 올 후반기 이후 자금 사정은 더욱 경색될 수도 있다.


이에 더해 최근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는 투자사업도 자금사정을 더욱 빠듯하게 하고 있다. 공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설비 및 건물과 지적재산권 사업권확보를 위해 총 8천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 중이다.


단기 차입금 뿐 아니라 장기차입금과 사채를 포함한 총차입금도 2010년 1조9천억원에서 지난해 4조6천억원으로, 올해는 4조7천억원으로 늘었다. 장기차입금이 1조원 가량 늘고, 매년 5천억원 이상 사채를 발행한 것이 원인이다.


그러나 차입금 증가에도 불구하고 재무건전성이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수치인 부채비율은 올 상반기 138.2%로 2010년말 124.7% 보다는 높지만 지난해말 141.4% 보다는 개선됐다. 통상 부채비율은 100%이하를 표준으로 보지만 CJ제일제당 정도면 큰 문제가 없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자금의 유동성을 나타내는 유동비율은 지난해 87.9%에서 107%로 높아졌다. 유동비율은 150% 이상이 되어야 바람직하지만 현재도 양호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현금확보를 한 것이지, 현재 CJ제일제당의 자금사정이 나쁘기 때문에 현금확보에 나선 것은 아니다”라며 “단기차입금이 현금보다 많지만 만기가 돌아오면 차입 등의 방법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마이경제 뉴스팀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이경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