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SC-씨티 중기대출은 안해? 기업-국민 '양호'

2012-09-17     임민희 기자
은행권이 올해 상반기에 중소기업 지원에 극히 인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은행들이 올 1~7월 중 중소기업(개인사업자 제외) 대출금액을 대폭 축소했으며 일부 은행은 중기대출을 거의 하지 않아 빈축을 샀다.

은행들은 '비올 때 우산을 뺏지 않겠다'며 서민·중소기업 지원을 약속했지만 실상 경제난을 겪는 중소기업들의 고충을 외면해온 것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1~7월 중 국내은행의 중소법인에 대한 자금공급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조2천억원 감소한 11조9천억원에 그쳤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은행별 중소법인 자금공급 현황' 자료를 보면 1~7월 중 중기대출을 가장 많이 한 곳은 기업은행(5조원)이었다. 이어 국민은행 1조9천억원, 산업은행 1조1천억원, 부산은행 1조원, 하나은행 8천억원, 외환은행 7천억원 순이었다.


더욱이  우리은행(1천억원)을 비롯해 한국씨티은행과 수협은행은 대출실적이 거의 전무했다. 특히 전년 동기와 비교해 중기대출 금액이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신한은행(9천억원)이었다. 우리은행 7천억원, 씨티·경남은행 6천억원, 산업은행 5천억원, SC은행 4천억원 순으로 줄었다.

이에 반해 국민은행(5천억원)과 기업·농협은행(3천억원), 제주은행(1천억원)은 중기대출 규모를 확대했다.

은행들의 상반기 중기대출 규모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중소기업기본법시행령 개정에 따른 중소기업 범위 축소로 기존의 중소기업 대출이 대기업대출로 재분류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은행권의 상반기 중기대출 누적금액은 지난해(2011.12월 기준)보다 소폭 증가하거나 오히려 줄었다.

시중은행들이 공시한 상반기(1~6월) 경영실적 자료를 보면 중소기업 원화대출금은 국민은행이 68조1천억원으로 지난해(64조7천억원) 보다 3조4천억원(5.3%) 늘었다. 기업은행의 경우 118조6천552억원으로 지난해(114조856억원)보다 4조5천696억원(3.8%) 증가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51조1천750억원으로 지난해(52조2천680억원)보다 2.1% 줄었고 우리은행도 84조9천200억원을 기록, 지난해 86조5천950억원보다 1.3% 감소했다.

하나은행은 29조3천880억원으로 지난해(29조4천960억원)보다 1천억원(0.3%) 줄었다.

앞서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3일 인천 남동공단 내 중소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은행별 중소법인 대출목표를 수립해 신용도가 낮은 기업에 대출을 늘리도록 지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은행의 중기대출이 보다 확대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