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5 출시에 외국인들 되레 "삼성-LG 주식 사자"..왜?
애플의 ‘아이폰5’가 공개된 뒤 외국인 투자자들이 경쟁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들의 순매매가 계속 늘면서 이 기간 중 외국인 지분율이 0.43% 포인트 상승했다.
순매매는 매수량에서 매도량을 제한 수치로 7일 이후 17일까지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누적 순매매량은 65만7천833주에 이른다.
지난 6월 25일 갤럭시S3가 출시된 후 일주일 간 외국인들의 순매매량이 -83만5천644주로 집계돼 매수량 보다 매도량이 더 많았던 것과는 대조적인 상황이다.
당시 삼성전자 주가는 갤럭시S3 출시에도 불구하고 110만원대에 머물렀고, 7월 12일에는 109만1천원으로 6개월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아이폰5 공개 전 120만원대였던 삼성전자 주가는 아이폰5 공개후 130만원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LG전자 주가도 삼성전자와 비슷한 모양새다.
17일 LG전자는 전일 대비 0.79%(600원) 오른 7만6천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들의 순매매는 아이폰5 공개일인 13일(국내시간)부터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고, 이 기간 동안 외국인들의 지분율은 0.48% 포인트 상승 했다. 누적 순매매량은 93만9천439주에 이른다.
공개된 ‘아이폰5’가 기대만큼의 혁신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오히려 반사이익을 누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아이폰5’가 오히려 국내 경쟁사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특별한 인상을 주지 못한 아이폰5는 삼성전자, LG전자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특히 LG전자가 '옵티머스G' 등 강화된 제품경쟁력으로 좋은 주가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삼성전자는 주가가 박스권을 상향 돌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실제 ‘아이폰5’가 출시된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작인 ‘아이폰4S’가 공개된 2010년 6월 8일에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가는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아이폰4S’ 공개 다음날 주가가 1.69%(1만4천원) 오르기도 했다.
대신증권의 한 연구원은 "전작인 ‘아이폰4S’도 혁신없는 제품이라고 비판 받았지만, 판매량은 아이폰 시리즈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아이폰5가 정식 출시되면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근 기자]
▲ 좌측부터 애플 '아이폰5',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 LG전자 '옵티머스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