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건설업계 살길은 감원뿐? 칼바람 날로 매서워
건설경기침체가 장기화된 가운데 부실 건설사들의 인력감축이 본격화되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영난을 겪고 있는 금호산업과 쌍용건설 등을 중심으로 건설업계에 대규모 인원감축이 진행 중이다.
현재 시공능력평가순위 100대 건설사 중 20곳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가 있는 상황이라 감원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2010년 1월 워크아웃이 결정된 시평순위 16위의 금호산업은 지난해 상반기 3천707명이던 직원수가 올 상반기 1천389명으로 2천318명으로 감소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지난 7월 고속 사업부문이 분리되면서 감축된 인원이다. 건설부문만은 1천47명에서 938명으로, 총 직원수는 1천521명에서 1천389명으로 132명(-8.7%) 감소했다.
최근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쌍용건설도 채권단의 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임원 50%를 포함해 정규직의 30%를 줄이는 내용의 자구계획안을 시행할 계획이다.
쌍용건설은 대주주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5개 채권은행이 8개월 넘게 지분매각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외부로부터 자금지원이 끊긴 탓에 유동성 문제에 시달려왔다.
쌍용건설은 올 상반기말 기준으로 1천155명에 이르는 정규직 가운데 300명 이상이 회사를 떠나야 할 형편이다.
지난 7월 3일 법정관리에 들어간 시평 순위 28위인 벽산건설도 대폭 허리띠를 졸랐다.
벽산건설은 지난해 8월 1천억원의 신규자금을 지원 받는 등 워크아웃이 진행됐지만 유동성 위기로 결국 부도처리됐다.
벽산건설은 지난해 상반기 총 447명이던 직원이 올 상반기에 326명으로 크게 줄어든 상태다. 20% 이상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지만 법정관리로 추가 감원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평순위 29위 풍림산업은 2009년 워크아웃이 결정된 뒤 지난 5월2일에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대대적인 감원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705명이었던 직원수는 올 상반기 547명으로 22.4% 감소했다.
이밖에 동양건설산업이 전체 직원 646명 가운데 31.3%를 감원한 것을 비롯해 삼환기업, 남광토건, 고려개발 등도 구조조정을 통해 직원을 줄인 상태다.
건설업계의 이같은 감원사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장 건설사의 42%가 올 상반기 적자를 보는 등 건설사들이 좀처럼 경영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현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