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럴해저드' LIG건설 CP사태 새국면…검찰, LIG회장 자택 등 압수수색
검찰이 LIG건설 기업어음(CP) 부정 발행 의혹과 관련해 구자원 LIG그룹 회장 일가의 자택과 LIG 본사와 계열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윤석열)는 19일 LIG그룹의 서울 마포구 합정동 본사와 LIG손해보험, LIG건설 등 계열사를 비롯해 구자원 회장과 장남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 차남 구본엽 LIG건설 부사장 등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LIG건설 CP를 대량 판매한 우리투자증권 사무실도 포함됐다.
검찰은 이들 사무실과 자택에 검사와 수사관 수십 명을 보내 CP 발행 및 자금 관리내역이 든 회계자료, 컴퓨터 하드디스크 및 전산자료, 회사 내부 보고자료 등을 확보했다.
이에 따르면 구자원 회장 일가는 지난해 2월28일~3월10일 금융기관에 허위자료를 제출한 뒤, LIG건설이 242억2천만원의 기업어음을 발행하도록 했다. 지난해 3월 LIG건설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할 것이란 사실을 알면서도 대규모의 CP를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CP부정발행에서 나아가 구자원 회장 일가에 대한 비리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시키고 있어, 이번 압수수색으로 인해 비자금 수사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LIG그룹은 지난 2006년 부도난 건영을 인수해 LIG건설을 만들었고, 2009년 한보건설을 인수해 규모를 확장시켰다. 그러나 LIG건설은 건설경기 침체로 1조원에 달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비용 부담과 미분양 여파로 지난해 3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바 있다.
LIG건설의 대주주는 인수합병 목적회사인 TAS다. TAS는 LIG그룹의 총수 일가인 구본상, 구본엽, 구창모, 구영모씨가 각각 14.31%씩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LIG홀딩스의 지분이 더해져 100% 지분을 갖고 있다.
지난해 3월 개설된 LIG 건설 CP 피해자 모임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LIG그룹의 비도덕성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이어져왔다.
LIG건설 관계자는 “19일 오전 현재 검찰 측 인력이 관련 부서를 압수수색하는 중”이라며 “지난해 3월 고소 고발건에 대해서 수사가 진행중이며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수사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현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