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버는 족족 배당...아람코 15년간 2조 배당금 챙겨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생산기업 아람코(ARAMCO)의 자회사 '아람코오버시스컴퍼니'가 에쓰오일의 주주로서 지난 15년간 2조원 이상의 막대한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국내 정유사 가운데 유일하게 올 상반기에 중간배당을 실시해 최대주주인 아람코오버시스컴퍼니에 179억원을 배당했다.
정유4사 가운데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는 적자를 기록했고, GS칼텍스는 흑자를 냈지만 예년처럼 중간배당은 실시하지 않았다. 반면 에쓰오일은 배당을 거르는 경우가 거의 없어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로 전자공시시스템이 도입된 지난 1998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15년 동안 에쓰오일은 단 한 해도 빼놓지 않고 배당을 실시했다. 이 기간 동안 에쓰오일이 배당한 총 금액은 5조114억원이며 이가운데 아람코오버시스컴퍼니가 2조360억원을 챙겼다.
공시 시스템이 도입되기 전인 1991년부터 1997년까지는 1천억원 가량을 배당금으로 챙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람코오버시스컴퍼니는 1991년 에쓰오일의 전신인 쌍용정유에 3천400억원을 들여 지분 35%를 매입했고 99년 쌍용그룹 해체 이후에는 단일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이후 2002년 아람코오버시스컴퍼니는 지분 매입 원금을 10년여 만에 배당금으로 뽑아냈다.
쌍용그룹 지분을 인수한 뒤 2001년에는 액면분할을 통해 주식 수를 두 배로 늘렸고, 정유업계가 호황을 누린 2005년부터 2008년까지 4년 동안에는 무려 1조1천400억원의 배당을 받았다. 이 회사는 2005년과 2006년 2천37억원을 비롯해 2007년 5천337억원, 2008년 1천987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2009년 금융위기로 순이익이 크게 낮아지며 아람코오버시스컴퍼니가 받은 배당금은 전년의 4분의 1수준인 536억원으로 줄었지만, 2010년과 지난해에는 다시금 993억원과 1천908억원으로 배로 늘어났다.
이와 관련 사우디 아람코는 에쓰오일이 흑자만 내면 수익금을 배당으로 빼간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당사는 배당성향이 순이익이 날 경우에 한해 즉시 중간배당을 실시하는 편"이라며 "이는 1990년대부터 이어지고 있는 주주중심 경영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에쓰오일은 지난 2000년과 2001년 그리고 2007년, 2008년 등 4개 사업연도에서 순이익보다 많은 금액의 배당을 실시해 빈축을 샀다. 특히 2000년에는 배당성향이 1천630%에 달했을 정도다. 2001년에도 순이익보다 8배나 많은 1천500억원을 배당했다.
한편 현재 에쓰오일은 아람코오버시스컴퍼니가 35%로 최대주주에 올라 있으며 한진에너지가 28.4%로 2대 주주에, 국민연금공단이 5%로 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