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몸집 불린 이랜드, 공격적 M&A 후유증 앓나?
이랜드그룹의 국내외 계열사 55개 회사 가운데 33개사가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격적인 M&A로 사세확장에 성공한 반면, 계열사 실적이 악화되고 재무건전성도 해치는 등 후유증을 톡톡히 앓고 있는 모습이다.
8일 마이경제뉴스팀이 이랜드그룹의 지주사인 이랜드월드의 국내외 종속 계열사 55곳의 지난해 실적을 조사한 결과, 이중 과반이 넘는 33개 회사가 적자를 냈으며 적자규모는 916억원에 달한다. 지주사 포함 종속 계열사 55개 전체로는 752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이번 조사에서는 작년 지주회사 이랜드월드에 합병된 이랜드와 이마트에 매각된 킴스클럽마트는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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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의 국내 계열사 24개 가운데 데코티네이션과 이랜드파크, 이랜드건설 등 14개 기업이 작년 한해동안 총 38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중국을 제외한 해외 계열사의 경우 전체 17곳 중 단 3곳을 빼곤 모두 적자였다. 이랜드아시아홀딩스를 비롯한 14곳이 52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랜드그룹의 매출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은 14곳 중 5곳만 적자를 내 성적이 가장 양호했다. 중국 계열사들은 총 매출 1조4천243억원, 당기순이익 2천244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실적은 지주회사인 이랜드월드와 유통사인 이랜드리테일, 중국법인들의 호실적으로 2011년 기준 매출 5조2천621억원, 영업이익 4천454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각각 20.1%, 10.5% 신장했다.
이랜드는 1986년 처음 의류사업으로 출범한 이래 공격적인 M&A를 추진해 건설, 유통, 부동산, 선박, 문화컨텐츠 사업 등 다양한 영역에 진출해 현재 국내계열사 30개와 해외계열사 68개, 총 98개의 계열 회사를 지배하는 대형 그룹으로 약진했다.
하지만 지주회사인 이랜드월드와, 유통사인 이랜드리테일, 중국법인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계열사가 적자에 시달리며 고전 중이다.
이로 인해 외형 확장에는 성공했지만 잇따른 M&A로 기업체질이 허약해졌다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특히 공격적인 M&A로 재무상태도 심각한 수준이다.
작년기준 이랜드그룹의 총 차입금은 3조1천719억원에 달한다. 차입금이 자본(1조1천448억원)의 3배나 되고, 총부채는 4조6천804억원에 달해 부채비율이 408%에 이른다. 이에 따라 2011년에만 이자비용으로 2천108억원을 지불했다.
이에 대해 이랜드 관계자는 "부채비율은 2010년 472%에서 올해 64%P 감소한 것"이라며 "점차 양호해 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자비용도 2011년 영업이익이 4천454억원으로 이자비용을 훨씬 상회하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지주회사인 이랜드월드의 경우 올들어 재무구조가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랜드월드는 단기차입금 및 사채가 지난해 말 5천800억원에서 올 상반기 7천843억원으로 2천억원 늘면서 부채비율이 152%에서 163.8%로 11.7%포인트 높아졌다.
또 유동성도 악화됐다.
유동부채가 지난해 7천157억원에서 올해 8천845억원으로 1천688억원 증가한 반면, 유동자산은 355억원 증가에 그쳐 유동비율이 지난해 98.1%에서 올 상반기 83.4%로 나빠졌다.
이랜드월드는 9월 말 1천억원의 무보증사채 공모도 결정한 상태다.
업친 데 덮친 격으로 이랜드그룹은 올해 대기업집단으로 분류돼 제한대상 계열사에 대한 채무보증을 2년 내에 해소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의 제한대상 채무보증액은 지난 4월 기준 2천479억원이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이랜드는 최근 프랑스 아웃도어 의류업체 라퓨마 본사 인수를 적극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실적을 올리고 있는 중국사업에서 아웃도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랜드의 공격적 사세 확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마이경제 뉴스팀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이경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