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 극장 엘리베이터에 갇혀 30분간 공포 '덜덜'
유명 극장 건물에서 엘리베이터가 고장나 30여분간 10명 이상의 사람이 갇히는 사고가 발생해 영화를 보러 갔던 소비자들이 경악했다.
업체 측은 시설관리가 허술한 것은 결코 아니며 이런 사고는 처음이고 고객에게 사과했다는 답변만 전했다.
9일 인천 연수구 연수2동에 사는 김 모(여)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2일 연휴를 맞아 메가박스 연수점에 5세 아이, 70세 어머니와 함께 영화를 보러 갔다.
10층 상영관에서 영화 관람후 8층으로 내려와 10여명의 다른 관람자들과 함께 엘리베이이터를 탔다. 그러나 타자마자 엘리베이터가 딱 멈춰섰다. 놀란 사람들이 곧장 비상벨을 눌렀고 관리사무소 측은 기다리라고 했다.
10여명은 그야말로 공포에 떨며 구조를 기다렸지만 5분, 10분이 지나도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그 와중에 엘리베이터가 미세하게 움직여 안에 있던 사람들의 불안감은 더욱 고조됐다.
도저히 견디지 못하고 20분쯤 지나 다시 비상벨을 눌렀다.
이후 5분정도 지나 엘리베이터는 12층으로 올라갔다.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김 씨는 "오래 걸릴 것 같으면 일단 승객들을 내리게 하고 수리를 하라고 했지만 그 상태에서 10분 이상을 더 갇혀있어야 했다"며 "아이가 너무 무서워하니 더 화가 났다"고 덧붙였다.
이후 10여분이 지난후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는데 9층과 10층 사이에 걸쳐있었고 나가기 위해선 성인 가슴까지 오는 턱을 올라가야 했다.
받침대도 하나 없고 밖에서 도움을 줄 사람은 딱 한명이었다고.
김 씨는 "노약자도 있으니 의자라도 갖다달라고 하니 그제서야 의자 하나를 내려주더라"며 "사고가 난 걸 분명 전해 들었을 텐데 극장 슈퍼바이저 한명 와보지 않는 다는 것도 어이없었다"고 했다.
엘리베이터를 극적으로 빠져나온 김 씨일행은 8층 매표소로 향했다.
극장 관리자에게 상황 설명을 하고 엘리베이터 시설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는건지 묻자 자신의 담당이 아니라고 관리소장을 불렀다.
김 씨는 "관리자가 엘리베이터에 갇혀 견딜수없는 고통을 겪은 고객들에게 사과할 생각은 않고, 상황 설명을 해도 나몰라라 하는게 말이 안된다"며 "이런 멀티 공간에 수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며 이용하는 엘리베이터가 어떻게 이렇게 안전에 취약할 수 있냐"며 화를 감추지 못했다.
이어 "관리소장에게 똑같은 상황설명을 한번 더 해야만 했고 일단 어머니가 지쳐서 돌아가자고 해 더이상 얘기하지 않고 집으로 왔다"고 했다.
이에 대해 메가박스 관계자는 "시설관리에 문제는 없고 엘리베이터가 멈춘 것도 처음"이라며 "메가박스 점장과 건물 관리소장이 그 자리에서 고객에게 사과를 했고 화가 많이 난 것 같아 집으로 전화도 하고 문자도 보내서 다시 한번 사과를 했다"고 답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박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