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총수 국감 증인 채택 줄줄이 불발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와 재벌 기업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이 사회적 논란거리로 떠오르면서 19대 첫 국정감사에 재벌 총수들이 얼마나 불려나갈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 등 재벌 총수와 그 일가가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가운데 이건희 삼성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에 대해서도 증인 채택을 놓고 국회에서 공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 8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의 증인 채택을 놓고 여야가 설전으로 국감이 파행 운영됐다. 핵심 증인으로 재계 총수를 불러야 한다는 야권과 주요 계열사 임원을 부르면 됐지 총수들까지 불러야 하느냐는 여권이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당초 태안 유류사태와 반도체 백혈병 논란과 관련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으나, 국회 정무위와 국토해양위원회는 노인식 삼성중공업 사장과 고순동 삼성SDS 사장 등 계열사 임원으로 조정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도 국회 정무위에서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논란과 관련해 공정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여야 협의를 거쳐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부사장, 안건희 이노션 사장, 손효원 현대엠코 사장 등 계열사 대표들만 출석시키기로 했다.
해당 기업은 추후 국감 증인이 어디까지 확대될지 전전긍긍하며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상태다.
이미 증인 채택이 결정된 기업인들도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은 국회 정무위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다. 정무위는 11일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서 이들을 증인대에 세워 골목상권 침해 등 현안에 대해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하지만 증인으로 채택된 기업인들이 실제로 국감장에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전례에 비춰볼 때 기업 이미지 실추를 우려해 국감을 회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은 지난 8일 지식경제위원회 국감장에 나오지 않았다.
지경위가 체인스토어협회장으로서 골목상권침해와 관련해 이 회장을 신문하려 했지만, 같은 날 영국의 테스코 본사에서 예정된 회의를 핑계로 일찌감치 불참을 통보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도 국감장에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신 회장은 이번주 중국으로 출장을 떠난다.
중국시장과 현지법인을 점검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지만 국회 정무위원회와 국토해양위원회에 증인으로 채택된 상황에서 일부러 해외출장에 나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회는 대기업 일감몰아주기와 골목상권 침해, 영등포 롯데 민자역사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신 회장을 증인대에 세울 계획이었다.
나머지 기업들도 가급적 전문 경영인을 대신 참석시킨다는 방침이어서 오너 일가의 국감 참석은 대부분 불발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거나 채택 가능성이 있는 총수들의 해외출장도 러시를 이루고 있다.
태안 기름유츨 사건과 반도체공장 백혈병 문제로 국감 출석이 거론되고 있는 이건희 회장은 지난 3일 일본 출장길에 오른 상태고 골목상권 문제로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유통업계 총수들도 출국행렬에 가담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은 미국 유통시장 시찰을 명목으로 지난 주말 미국으로 떠났고,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9일 베트남으로 출국한다. 정 부회장의 출장목적은 현지 기업과 물품공급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로 전해졌다.
따라서 국회의 증인 채택과 별개로 실제 출석률은 매우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사례를 살펴봐도 재계 총수로서 국감에 출석한 인물은 지난해 비정규직 문제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어느때 보다 경제 이슈가 부각되고 있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기업인에 대핸 증인 채택이 어디까지 이뤄지고, 그 가운데 누가 국감장에 나타날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마이졍게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