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대기업 기부금 인심은 넉넉…현대중 1위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중 대기업의 기부금은 20%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마이경제뉴스팀이 12월 결산법인 중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매출순위 상위 20개사(별도 재무제표)의 기부금 실태를 조사한 결과, 올 상반기 기부금으로 총 2천954억3천100만원을 사용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천500억400만원에 비해 비율로는 18.2%, 금액으로는 454억2천700만원 증가한 수치다.
이들 20개사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301조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273조원 보다 10.32% 증가했다. 매출액 증가율 보다 기부금 증가율이 2배 가까이 높은 셈이다.
기업별로는 현대중공업이 686억원을 지출해 1위에 올랐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상반기 기부금이 166억3천만원에 불과했으나, 임직원들이 연봉의 1%를 기부하도록 장려한 결과 4배 가량 기부금이 급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상반기 기부금이 924억원으로 가장 많았지만, 올해는 618억5천만원으로 33% 축소됐다.
이어 SK텔레콤(404억8천만원), 포스코(378억7천만원), 현대자동차(194억원), 현대오일뱅크(120억7천만원), 대한항공(116억7천만원) 등도 올 상반기 100억원 이상의 기부금을 냈다.
이밖에 한국가스공사(71억3천만원), SK에너지(66억7천만원), 한국전력공사(57억8천만원), 기아자동차(50억3천만원), SK종합화학(50억원), 삼성물산(42억3천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기부금 지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현대오일뱅크로 지난해 8억8천800만원에서 올해 120억7천200만원으로 1259%에 달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또 현대중공업이 166억3천만원에서 686억원으로 312.5%, 포스코가 94억6천만원에서 378억7천만원으로 300.4% 증가했다.
반면 SK네트웍스는 28억1천800만원에서 4천300만원으로 기부금이 98.5%나 감소해 20대 기업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매년 일정 규모 이상의 기부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올 상반기의 경우 추가적으로 집행한 교육장학 및 사회적기업에 대한 대규모 기부금이 지난해 말 실적에 포함됐다"면서 "실적 반영시기의 차이에 따른 것으로, 기부금 집행 및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우조선해양은 44억8천500만원에서 3억8천300만원으로 91.5%, 대우인터내셔널은 11억2천400만원에서 3억200만원으로 73.1%나 기부금을 줄였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