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빚 '신용의 덫'되나?…신용불량자 3년새 50만명
금융위기후 급증, 지난해만 17만명…1인당 채무 514만원
신용카드대출이 신용불량자를 양산하는 '덫'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위기 발생후 지난 3년간 카드론 이용자 가운데 약 50만명이 연체대금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했으며 밀린 대출금도 크게 늘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드론 연체로 신용불량자가 된 사람은 금융위기가 시작된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48만8천316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7만6천46명이 카드론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됐고 2010년 13만6천285명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17만5천985명으로 30% 가까이 늘었다.
이들이 떠안은 연체액은 2009년 7천263억원에서 2010년 6천877억원으로 감소했으나 지난해 1조983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들이 갚지 못한 대출금은 총 2조5천123억원에 이르며 개인 평균 채무는 514만원이다.
올들어 카드대출 연체율이 상승세인 점을 감안하면 신용불량자 규모와 불량채권은 이미 50만명에 3조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카드대출 연체율을 살펴보면 현금서비스의 경우 2010년 말 2.5%에서 올해 6월 말 3.20%로 치솟았다. 카드론 연체율은 2.28%에서 2.59%로 올랐다.
대출금의 일부만 갚고 나머지는 상환을 연장해주는 리볼빙의 연체율도 2.23%에서 2.70%로 높아졌다.
이 같은 통계는 금감원이 비씨, 신한, 삼성, 현대, 롯데, 하나SK, KB국민 등 7개 전업계 카드사의 자료를 받아 정호준(민주통합당) 의원에게 제출한 것이다.
정 의원은 "시장점유율이 약 30%인 은행계 카드사의 신용불량자까지 더하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론을 갚지 못해 재산을 경매로 넘긴 사람은 2009년 478명, 2010년 454명에서 지난해 645명으로 42.1% 늘었다.
경매신청 금액은 2009년 63억원, 2010년 70억원에서 지난해 100억원으로 42.9% 증가했다. 3년간 경매로 넘어간 금액은 모두 233억원이다.
카드대출 이용자는 신용도 7등급 이하 저신용자가 대부분이다. 저신용자로 떨어질 수 있는 5~6등급자도 많다.
현금서비스 이용자의 43.1%는 7등급 이하다. 대출성 리볼빙의 7등급 이하 비중은 67.7%에 달한다. 카드론 이용자는 5~6등급이 59.7%, 7등급 이하가 12.9%다.
전문가들은 신용위험이 큰 카드시장에서 가계부채 문제가 급격히 악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고용 여건을 개선하고 카드대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개인신용평가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가 자체 집계하는 `카드대출 건전성 동행지수'는 2010년 101.23에서 지난해 100.38, 올해 1~6월 97.84로 나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