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더는 미룰 수없어' IT·카드 합병 본격화

2012-10-18     임민희 기자
하나금융지주(회장 김정태)가 하나·외환은행의 IT부문 통합을 공식화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IT통합의 일환으로 내년까지 외환은행 카드사업 분사 및 하나SK카드와의 합병 작업을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지만 외환은행 노조 측의 반발과 금융위원회의 카드분사 승인 여부 등 변수가 남아 있어 성공여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하나금융이 하나·외환은행의 IT부문과 카드, 해외법인 등을 내년까지 통합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금융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나금융은 그간 외환은행 노조의 반대와 여론을 의식해 IT통합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왔으나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더는 미룰 수 없다고 판단, 카드부문 합병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카드가맹점 수수료체계 개편 등 카드시장 여건이 완화되면서 금융당국이 우리금융지주 비롯해 금융지주사들의 카드분사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6월말 기준으로 하나SK카드와 외환은행 카드부문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5.3%, 2.8%로 합병시 8%가 넘어 업계 5위권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

하나SK카드는 지난 2009년 11월 하나카드로 출범 후 하나금융 51%,SK텔레콤 49% 지분합작으로 2010년 초 지금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6월말 현재 회원수 752만명, 가맹점수 45만개, 매출액은 15조8천810억원, 영업수익은 5천157억9천700만원이다.   

외환은행 카드사업 부문은 회원수 319만2천명(개인 7만3천명 법인 311만9천명), 가맹점수는 217만개, 매출액 9조84억원, 수수료수입액(이자 및 수수료)은 2천719억원을 기록 중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카드나 IT부문 통합은 시너지극대화를 위한 장기플랜으로 그간 진행했던 가맹점 교차판매 등의 연장선상으로 보면 된다"면서도 "카드부분이 시너지가 크다고 판단해 내부적으로 합병을 검토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카드분사 승인문제나 시장여건 등 대외적인 변수가 많아 시기를 확정짓기는 어렵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앞서 하나금융은 미래발전기획단을 주축으로 하나·외환은행간 IT부문 통합에 대한 중장기 사업플랜을 세우고 지난 7월 이사회를 통해 '2014년 초까지 IT통합 완료' 안건을 의결했다.

또 'IT 비용절감'을 주제로 임원 워크숍을 진행하고 IT통합을 위한 태스크포스팀(TFT) 구성과 컨설팅 발주 등 세부작업을 진행해 왔다.

하나금융이 하나·외환은행간 IT통합 작업에 본격 착수하면서 외환은행 노조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이미 지난 7월 이사회를 통해 IT통합 추진을 의결해 놓고 직원들에게는 마치 안할 것처럼 속여 왔다"며 "하나금융이 IT통합 방침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전면투쟁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 관계자는 "2·17합의서 어디에도 외환·하나은행의 카드와 IT부문을 통합하거나 이에 합의한다는 내용이 없다"며 "명시한대로 카드·IT부문에 대한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려면 이 부문에 투자를 늘려 좋은 상품을 많이 만든다든지, 업무효율성을 증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면 된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노조 반대 외에도 금융당국이 가뜩이나 카드사간 점유율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금융지주사들의 카드분사를 허용해 줄지도 변수로 남아 있어 하나금융의 IT통합 작업이 순탄치 만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