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상반기 현금사정 다소 개선…LG이노텍 가장 양호
LG그룹 주요 계열사의 현금성자산 비율이 올들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LG 주요 계열사 중 현금성 자산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LG이노텍으로 조사됐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G전자와 LG화학을 비롯한 LG그룹 핵심 계열사 10곳의 올 상반기 현금성 자산 보유액은 6조7천39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6조4천920억원에 비해 3.8% 증가했다.
10개 계열사 가운데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 LG유플러스, LG하우시스 등 4개사는 현금사정이 다소 나빠진 반면, LG전자는 제자리걸음을 했고 나머지 회사들은 개선됐다.
또 10개사의 현금성 자산 비율은 평균 6.5%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 포인트 높아졌다.
계열사별로는 LG이노텍이 현금성 자산 비율이 11.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LG이노텍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상반기 약 2천200억원에서 올 상반기 약 5천500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현금성 자산 비율도 작년 같은 기간 5.1%에 비해 6.8% 포인트나 올랐다.
LG이노텍은 올초 LED TV 부품 사업의 부진으로 적자 폭이 커지자 현금성 자산을 대량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었다.
그 다음으로 현금성 자산 비율이 높은 곳은 LG상사였다. LG상사는 올해 석탄, 원유등의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실적이 부진해 질 것으로 예상, 작년 상반기 5.3%에서 올해 상반기 7%로 현금성 자산의 비율을 끌어 올렸다. 현금성 자산 보유액은 작년 보다 900여 억원 늘어난 3천300여억원 규모다.
LG상사는 전체 이익 중 자원개발 이익이 70~80%를 차지하고, 특히 석탄에서 발생하는 이익이 40%에 이른다.
정부의 약가인하정책에 대비해 현금성 자산을 꾸준히 늘려온 LG생명과학은 작년보다 110여억원 늘어난 340여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했다. 현금성 자산의 비율은 6.4%로 작년 5%보다 1.4%포인트 증가했다.
LG패션과 LG생활건강은 최근 불어닥친 내수 불황 속에서 각각 작년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 520여억원, 1천100여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며 재무구조에 안정감을 더했다. 현금성 자산의 비율도 각각 4.7%, 4.2%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다.
계열사 중 현금성 자산이 대폭 감소한 계열사는 LG유플러스였다. LG유플러스는 상반기 1천500여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 작년 상반기보다 1.7% 포인트 떨어진 1.4%의 비율을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 2천900여억원의 반토막 수준으로, 보조금 등의 마케팅 비용 상승과 올해 상반기 8천300억원을 쏟아부은 LTE 설비 투자가 원인이 됐다.
LG유플러스는 투자비 대부분을 외부 차입에 의존하면서 재무구조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2분기 부채비율은 200.8%를 기록했으며, 순차입금은 4조2천억원을 넘어섰다. LG유플러스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단말기 할부채권 유동화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조사된 LG계열사의 평균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비율은 6.5%로, 국내 기업들의 평균 비율 8%(출처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근 기자]